SK하이닉스, 72단 256Gb 3D 낸드플래시 세계 최초 개발

입력 2017-04-10 17:45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72단 256Gb(기가비트) 3D 낸드플래시(사진) 개발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올해 하반기부터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D램에 비해 낸드플래시 시장의 점유율이 낮았던 SK하이닉스가 이번 개발을 계기로 시장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하이닉스는 72단 256Gb 낸드플래시 개발로 기존 48단 제품보다 생산성을 30% 높였다고 설명했다. 칩 내부에 고속회로 설계를 적용해 칩 내부 동작 속도는 2배 높이고 읽기와 쓰기 성능도 20%가량 끌어올렸다. 256Gb 낸드는 칩 하나만으로도 32GB 용량의 저장장치를 만들 수 있다. 이 제품은 SK하이닉스의 고유 기술을 적용해 개발됐으며, 셀 하나에 3비트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TLC(Triple Level Cell)가 쓰였다. 3D 적층 기술은 데이터의 저장단위인 셀을 평면이 아닌 수직으로도 쌓아올리는 것으로, 2차원(평면) 칩보다 동일 면적에 더 많은 저장용량을 구현한 반도체 칩을 만들 수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72층 빌딩 약 40억개를 10원짜리 동전 면적에 구현하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와 스마트폰 등의 모바일 기기용 낸드플래시 솔루션 제품에 적용하기 위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점유율 10.3%로 5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점유율 36.1%로 1위를 차지했고 도시바, 웨스턴디지털, 마이크론 등이 뒤를 이었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도시바의 시장점유율과 기술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3D 낸드플래시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전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규모는 371억 달러(42조3700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465억 달러(53조1100억원), 2021년에는 565억 달러(64조5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심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