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00만원 뇌물 수수 혐의로 추가 기소된 안종범(58·사진)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너무 부끄럽다”면서도 “특검이 가족들까지 압박했다”며 강압 수사 의혹을 꺼내들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10일 열린 뇌물 혐의 재판에서 발언 기회를 얻은 안 전 수석은 “국정농단 사건에서 개인 뇌물죄로 법정에 서 있다는 자체만으로 너무 부끄럽다”며 “하지만 역사적 책임을 느끼고 검찰 조사나 재판에서 단 한 번도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안 전 수석은 이어 “특검이 강압 수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검 조사에서 기억이 안 나는 부분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압박을 받았고 가족에 대한 압박도 있었다”며 “법정에서 조사 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말하겠다”고 했다. 특검 측은 “수사 과정에 일체의 강압이나 압력이 없었고 변호인이 모두 입회했다”고 반박했다.
안 전 수석은 성형외과를 운영한 김영재·박채윤 부부에게 4900만원 상당 금품을 받은 혐의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의해 추가 기소됐다. 안 전 수석 측 변호인은 “김씨 부부에게 스카프나 가방, 성형시술 등을 받은 건 일부 인정한다”면서도 “대가성은 부인한다”고 했다.
이어진 최순실(61)씨 재판에서는 최씨 소유의 태블릿PC가 발견된 더블루케이 사무실 빌딩 관리인 노모(60)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노씨는 “JTBC 기자와 사무실 책상 속에 태블릿PC가 있는 걸 봤다”며 “국정농단 진실을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해서 협조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기자가 무언가(태블릿PC) 있다는 걸 알고 온 거 아니냐”고 쏘아붙였지만 노씨는 “나는 모른다”고 답변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안종범 “김영재에게 가방 등 받았지만 대가성 없어… 특검이 강압수사”
입력 2017-04-1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