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지… 수영… ‘말팔자가 상팔자?’

입력 2017-04-11 05:02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한 경주마가 수영을 하면서 춘곤증을 극복하고 있다. 수영은 말의 심폐기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제공

“히잉, 히∼잉.”

격렬한 운동 후 마사지를 즐기는 건 사람만이 아니다. 훈련을 마친 경주마(馬)들도 마사지를 받으면 기분 좋은 신음 소리를 낸다.

경주마의 마사지 과정은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샤워 후엔 원적외선을 쬐며 온열 마사지를 받는다. 사람처럼 근육을 쓰다듬고, 누르고, 주무르는 동작들이 반복된다. 마사지를 받는 말들은 사람처럼 꾸벅꾸벅 졸거나 눈을 지그시 감고 기분 좋은 신음소리를 내곤 한다.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은 4∼5월 춘곤증(봄철 피로증후군)에 시달리는 경주마들을 위해 마사지와 수영, 헬스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경주마들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봄철을 맞아 춘곤증에 시달리는데 마사지 외에도 수영은 피로감을 완화해주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말의 심폐기능 강화에도 도움이 돼 조교사들이 애용한다.

트레드밀(러닝머신)을 이용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이용하는 기계보다 5배가량 큰 경주마 전용 트레드밀이 있다. 경주마도 속도를 빨리 해 달리면 숨을 헐떡인다고 한다. 트레드밀은 체중감량이 필요한 비만 경주마에게도 유용하다. 비만 경주마는 통풍이 안 되는 ‘땀복’까지 입은 채 뛰어야 한다. ‘살과의 전쟁’은 말이나 사람이나 다를 게 없다.

마사회 서유진 수의사는 “경주마도 겨울 동안 움츠렸던 신체가 계절의 변화를 미처 따라가지 못해 춘곤증에 시달린다”며 “수영과 헬스 등 유산소운동이 최고”라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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