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드디어 뭍으로 올라왔다.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 해역에 침몰한 지 1089일 만이다. 해양수산부는 9일 “반잠수식 선박에 실려 있던 세월호를 전남 목포 신항만 부두에 거치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세월호는 특수이송장비, 모듈트랜스포터(MT) 600축으로 들어올려졌다. 하지만 해수부는 선체에 변형이 일부 일어나 세월호를 더 움직이는 것은 위험하다고 보고 당초 계획한 거치 장소로 옮기지 않고 현재 위치에 내려놓겠다고 10일 밝혔다. 선체 중간에서 선미 쪽으로 일부 꼬이는 현상과 선수, 선미에서는 휘어지는 현상이 복합적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그만큼 세월호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얘기다.
세월호의 여정은 사실상 끝났다. 하지만 미수습자 수색과 진상 규명이라는 마지막 목표를 향한 진짜 항해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최우선 과제는 미수습자 9명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일이다. 단원고 남현철·박영인·조은화·허다윤 학생, 단원고 고창석·양승진 교사, 일반 승객 권재근씨와 여섯 살짜리 아들 혁규군, 이영숙씨의 가족은 3년을 현장에서 기다려왔다. 이들은 “저 배가 너무 밉지만 그래도 우리 아이들을 찬 바다에서 감싸준 공간이라고 생각하면 고맙다”라고 통곡한다. 유골 수습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절절하다.
침몰 원인을 명백히 밝히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급격한 우회전, 무리한 증·개축, 화물 과적, 부실 고박, 복원력 감소 등이 침몰 원인이었다는 수사 당국의 공식 발표가 있었으나 그동안 구구한 설(說)과 억측이 난무했다.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 등 관계 당국의 진실 규명은 이를 종결짓는 것이 돼야 한다. 수색 과정에서 현장 작업자의 안전과 건강도 우선적으로 담보돼야 한다.
16일이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어느덧 3년이 된다. 단원고 여학생 황지현양은 참사 197일 만인 2014년 10월 28일 자신의 생일에 극적으로 가족의 품에 안겼다. 295번째 수습자였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진상 규명과 함께 참사 3주기를 앞두고 다시 한 번 기적이 일어나길 애타게 바라고 있다. 뭍에 오른 세월호에서 이들의 한을 풀어줄 수 있는 소식이 전해지길 기대한다.
[사설] 뭍에 오른 세월호… 이제 차분히 수습하자
입력 2017-04-10 1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