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9일 대선 후보 확정 이후 첫 지방 일정으로 광주를 찾아가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달 25일 광주·전남·제주 경선 이후 15일 만의 광주 방문이었다. 국민의당의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 확실한 우위를 차지해야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동시에 진영논리를 극복하자는 ‘통합의 메시지’를 부각시키는 데 힘을 쏟았다. 최근 ‘안풍(安風)’을 불게 한 원인으로 분석되는 중도·보수 표심을 한꺼번에 끌어안겠다는 전략도 펴고 있다.
안 후보는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 참배한 뒤 기자들을 만나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발포명령자를 반드시 찾겠다”며 “(발포명령 사실을 부인한) ‘전두환 회고록’은 많은 사람들 마음에 큰 상처를 줬다”고 말했다. 또 “5월 18일에 다시 오겠다고 방명록에 적었다”며 “그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겠다”고 약속했다. 안 후보는 5·18민주묘지에서 분향한 뒤 윤상원 이한열 열사 묘역을 찾아 비석을 어루만지기도 했다.
안 후보는 오후 세월호 선체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인 전남 목포신항을 찾아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들을 만났다. 그는 “세월호는 우리 모두의 아픔”이라며 “절대 잊지 않겠다. 아홉 분의 미수습자가 모두 가족 품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대표발의한 세월호특별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고도 했다. 이 법안에는 세월호 특별조사위 활동 기간을 연장하고 조사권을 강화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목포신항에선 몇몇 시민이 피켓을 들고 안 후보를 향해 “사드 찬성한다는 거냐” “안철수는 나가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당초 안 후보가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이었다가 경선 과정에서 찬성 쪽으로 돌아선 점을 지적한 것이다.
안 후보는 오전 광주 천주교 광주대교구청으로 김희중 대주교를 예방하며 ‘통합 행보’도 이어갔다. 김 대주교는 “안 후보는 여러 가지 학식이 깊고 경험도 많으니 잘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안 후보는 “사회적 약자를 따뜻하게 안는 사회, 지역이 균형 발전하는 국가, 인재를 고루 등용하는 대탕평 시대, 남북 평화 4가지가 중요하다”며 이번 대선에서 각 후보의 비전과 정책으로 평가받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안 후보는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선 “외교에 있어 최우선이 국익”이라며 “거기에 대해선 아무도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 민심은 안갯속이다. 광주 북구에서 만난 이모(26·여)씨는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정부에서 잘못된 걸 좀 세게 고치려고 할 것 같고, 안 후보는 흐지부지할 것 같다는 얘기들도 있어 누구를 찍을지 확실히 결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목포에 사는 박모(58)씨는 “우리 나이대는 이제 안철수 쪽으로 많이 갔제”라며 “지난 총선 때도 그렇고 이짝에서 이번에도 좀 바람을 탈 것 같다는 말들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경택 기자, 광주=조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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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발포명령자 반드시 찾겠다”… 호남愛 종횡무진
입력 2017-04-10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