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에게 아이 약 먹이는 일은 힘들고 어렵기만 하다. 어린아이일 경우 주로 시럽으로 된 물약을 복용하게 되는데, 용기 안에서 약 성분이 골고루 섞이도록 한 후 지시된 양을 스푼이나 컵에 따라 먹인다. 약이 소량일 땐 주사기를 이용해 정확한 양을 먹이고 용기 밑에 남은 약은 물을 넣어 다시 먹게 한다. 또 각기 다른 병에 들어있는 여러 물약을 혼합하면 약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물약과 가루약을 함께 처방 받았다면 미리 섞지말고 먹이기 직전 물약을 먼저 따른 뒤 가루약을 타서 먹인다. 가루약을 아이들이 잘 먹지 않을 경우엔 1회 분을 물에 녹이거나 꿀 잼 주스 요구르트 등에 한번 먹을 양만 넣어 먹인다.
어린 아기의 경우 갠 약을 깨끗하게 씻은 엄마의 손가락 끝에 묻혀 아이의 입천장이나 볼 안쪽에 문질러 바른 후 즉시 우유, 미지근한 물 또는 주스 등을 먹게 한다.
우유에 약을 타서 먹이면 맛이 변화돼 아이가 우유 자체를 싫어하게 되고 우유병 밑에 약이 남아서 병 꼭지가 막힐 수도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아이가 물만 먹고 알약을 입 속에 계속 남겨두는 경우에는 알약을 혀 뒤쪽 3분의 2 이상 놓으면 쉽게 삼킬 수 있다. 알약은 먹기 힘들다고 마음대로 갈아서 먹이면 안된다. 알악은 성분이 흡수되는 장기, 흡수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감안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갈거나 부수면 이런 특성이 없어진다.
쓴맛 나는 약을 먹이다 보면 먹자마자 바로 토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는 다시 먹이면 된다. 다만 약을 먹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다면 약이 이미 흡수됐을 것이므로 다시 먹이지 않는다. 건조 시럽제는 몇 회분을 한꺼번에 모아서 물에 녹여 두면 약이 변질되므로 유효기간 내로 물약을 만들어 먹여야 한다. 어린 아이에게 약 먹이는 일은 부드럽게 차근차근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글=안정미 상계백병원 약제부장, 삽화=공희정 기자
[헬스 파일] 알약, 먹이기 힘들다고 갈아 먹이면 안돼요
입력 2017-04-11 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