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름, 청춘의 꽃? 초딩의 꽃!

입력 2017-04-11 05:04

‘청춘의 꽃’으로 불리는 여드름은 사춘기인 중·고등학생때가 돼야 생기는 것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최근엔 13세 미만 초등생에게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채 7세가 안되는 어린 나이에도 10명 중 1명꼴로 여드름이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여드름학회장인 서울대병원 피부과 서대헌 교수팀이 2010∼2013년 전국 14개 종합병원에서 진료받은 13세 미만 소아 여드름 환자 2557명을 분석한 결과 10∼12세가 78.1%(1997명)로 가장 많았다고 10일 밝혔다. 7∼9세 11.3%(288명) 0∼6세 10.6%(272명)를 차지했다. 7∼9세(65.3%) 10∼12세(64.3%)는 여아가 남아보다 많았다. 반대로 0∼6세는 남아(65.8%)가 여아보다 훨씬 많았다.

서 교수는 “성장 발육이 빨라지면서 병원을 찾는 소아 여드름 환자도 크게 늘었다. 요즘엔 이르면 초등 4학년부터 사춘기가 시작된다”면서 “초등 저학년때는 중·고생처럼 곪는 형태의 염증성 여드름 보다는 염증없는 면포성 여드름(좁쌀 여드름)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여드름은 남성호르몬(안드로겐)이 피지선을 자극해 생기는데, 7세 이전에 남아 여드름이 많은 것은 이 호르몬 영향을 더 많이 받기 때문이다.

여드름을 질병으로 생각하고 큰 병원을 찾는 환자는 최근 10년간 60% 증가했다. 서 교수팀이 2004∼2013년 7곳의 종합병원 피부과를 찾은 18만782명을 살펴본 결과 2004년 1만5048명이었던 환자가 2013년 2만3582명으로 크게 늘었다. 16∼18세는 2.6배(974명→2544명) 19∼24세 1.9배(4236명→8200명) 13∼15세 1.7배(713명→1235명) 25세 이상 1.3배(8706명→1만1177명) 증가했다.

서 교수는 “여드름은 사춘기에 100% 나타나고 성인이 되서도 20대에 50∼80% 30대때 30%에서, 길면 40대 50대까지 이어지기도 한다”면서 “늦어지는 결혼 연령, 패스트푸드 섭취, 스트레스 등 여드름을 유발하는 환경이 증가한 탓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피부미용에 관심이 큰 성인의 경우 여드름을 만성 피부질환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병원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서 교수는 “여드름은 흉터가 오래 지속되면 육체적 심리적 고통을 겪는 만큼 조기에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일본피부과학회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민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