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1089일 만에… 세월호, 뭍에 올랐다

입력 2017-04-09 18:04 수정 2017-04-09 21:04
전체 길이 145m 달하는 세월호 선체가 9일 오후 전남 목포신항의 부두 위로 완전히 올라오는 데 성공했다. 세월호는 이날 모듈트랜스포터 600대에 실린 채 반잠수식 선박에서 육지로 옮겨졌다. 뉴시스
8일 오전 공개된 세월호 내부 모습. A데크(선수 좌현 4층 창문·왼쪽 상단) 주변 객실이 모두 무너졌다. 해양수산부 제공
세월호가 9일 마침내 뭍으로 올라왔다. 참사 발생 1089일 만이다. 난항을 거듭하던 미수습자 수색과 세월호 사고 원인을 밝히는 조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오후 5시30분쯤 세월호를 실은 모듈트랜스포터 600대가 모두 부두 위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앞서 오전 9시 반잠수식 선박 안에서 특수수송 장비인 모듈트랜스포터 600대가 1만7000t에 달하는 세월호 선체를 들었다. 세월호 선체 일부가 뭍으로 올라온 것은 만조 때인 오후 1시부터다. 바닷물 수위가 가장 높은 만조 때 부두의 높이와 반잠수식 선박의 높이를 수평으로 맞출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무게가 1만7000t에 달하는 데다 옆으로 누워 있어 작은 실수에도 무게중심을 잃을 수 있어 작업은 천천히 신중하게 진행됐다. 세월호 선체가 반잠수식 선박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데 4시간 넘게 소요됐다.

해수부는 당초 오후 10시쯤 육상 거치 작업을 끝낼 것으로 예상했지만 안전상 이유로 오후 7시40분 작업을 중단하고 10일 오전 재개하기로 했다. 이동 중 세월호의 균형을 유지하려면 육안으로도 상태를 확인해야 하는데 야간에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반잠수식 선박의 갑판 위에 놓여 있던 세월호 받침대를 목포신항 부두 위로 올리는 작업은 계속했다. 선체를 받침대 위에 올려놔야 육상 거치 작업이 끝난다.

세월호 침몰 현장에 대한 수중 수색 작업도 이날 정오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해저면에 설치한 유실방지 사각펜스 내에서 잠수사 31명이 2인1조로 교대 수색을 벌였다. 수중음파탐지기까지 동원하는 해저 수색작업은 2개월간 진행된다.

육상으로 이송된 세월호에 대한 방역, 소독 작업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미수습자 수색이 시작된다. 이미 지난 8일 영국 감정기관 ‘브룩스 벨’ 관계자 2명이 반잠수식 선박에 있는 세월호 선체 외관을 채증·검사했다. 브룩스 벨은 심층 분석 후 공식 보고서를 선체조사위원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프로펠러, 조타 유압장치, 방향타 등 선체 구조물에 대한 정밀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