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당 인선 존중”… 민주 선대위 신경전 봉합

입력 2017-04-09 18:01 수정 2017-04-10 00:16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오른쪽 두 번째)가 8일 서울 마포구의 한 호프집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했던 인사들과 만나 화합의 건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성 고양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문 후보, 안희정 충남지사. 민주당 제공

더불어민주당 ‘국민주권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을 둘러싼 당과 문재인 후보 캠프가 벌였던 신경전이 일단 봉합국면을 맞았다. 문 후보가 당의 선대위 인선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선대위는 10일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문 후보는 9일 오후 “기존에 구성된 통합형 선대위를 존중한다. 상임선대위원장인 당대표를 중심으로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며 추미애 대표의 선대위 구상에 힘을 실어줬다. 다만 “안희정 이재명 최성 세 후보의 의지와 당원들의 단합된 힘으로 선대위를 이끌고, 추후 보완이 필요한 사안은 협의를 통해 해결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10일 오전 8시 선대위원장단과 본부장단, 각 본부장 등이 배석하는 1차 회의를 개최한다. 문 후보는 상견례를 겸해 진행되는 첫 회의에 참석해 경선 이후 당내 통합 및 화학적 결합을 부각시킨다는 방침이다.

당 지도부의 일방적인 인선에 캠프 측이 반발해 주말 사이 양측 간 불협화음이 불거졌다. 임종석 후보 비서실장은 8일 입장문을 통해 “캠페인의 연속성을 위해 꼭 필요한 인사들에 대한 고려도 반영되지 않았고, 의논 없이 배치된 인사들로부터 항의가 빗발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당은 지난 7일 대규모 선대위 인선을 발표하면서 일부 인사들의 합류 의사조차 확인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안희정 캠프 의원멘토단장이었던 박영선 의원이나 이재명 성남시장을 도왔던 이종걸 의원뿐 아니라 선대위에 포함된 상당수 의원들이 사전에 당으로부터 공식 제안을 받지 못했다. 고문단에 이름이 오른 일부 원외 인사들도 ‘선대위 참여를 요청받은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추 대표가 자신의 측근인 김민석 특보단장을 선대위 종합상황본부장에 임명한 것도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한편 민주당 경선에 참여했던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최성 후보 4인방은 8일 서울 마포구의 한 호프집에서 ‘소맥(소주+맥주) 회동’을 가졌다. 회동은 문 후보의 제안으로 마련됐다. 후보들은 넥타이를 풀고 소매를 걷은 채 “정권교체 승리를 위하여” “팀을 위하여” 등 건배사를 외치며 화합을 다짐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