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슈너 상석-배넌은 말석… 자리가 웅변한 권력 서열

입력 2017-04-09 18:44 수정 2017-04-09 21:10
미국이 지난 6일(현지시간) 시리아를 공격할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 마련된 임시 상황실에서 백악관 참모 및 장관들과 함께 공격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AP뉴시스
2011년 미국이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할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참모들이 작전을 지켜보는 모습. AP뉴시스


미·중 정상회담이 개최된 미국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 마련된 임시 상황실 ‘고감도분리정보시설(SCIF)’에서 촬영된 사진 한 장이 백악관 역학구도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SCIF는 도청이 방지된 시설이다.

지난 7일(현지시간)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진이 전날 미군의 시리아 공격 작전을 지켜보는 사진을 트위터에 게시했다. 사진에서 트럼프는 탁자 끝에 앉아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트럼프 양 옆에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 모니터를 보고 있다.

트럼프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눈에 띈다. 쿠슈너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허버트 맥마스터 국가안보보좌관,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 등과 탁자에 둘러앉았다. 반면 최근 국가안보회의(NSC) 상임위원에서 배제된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겸 선임고문은 뒷줄로 밀려났다. 이런 배치는 트럼프의 쿠슈너에 대한 신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최근 불화설이 불거진 쿠슈너와 배넌은 트럼프의 주선으로 화해 회동을 가졌지만 화해 여부는 불투명하다.

국가안보 기밀 취급 권한이 없는 쿠슈너가 작전 상황을 지켜본 점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긴장한 모습의 다른 각료들과 달리 그가 혼자 다른 방향을 보는 모습에도 논란이 일고 있다. 또 재무·상무장관을 비롯해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 경제 각료들이 너무 많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편으론 이 사진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참모진이 2011년 백악관 상황실에서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 사살 작전을 지켜보는 사진과 유사하다고 CNN방송은 지적했다.

글=신훈 기자, 그래픽=공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