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에 갈라선 중국-노르웨이… 7년 만에 갈등 봉합하고 ‘새출발’

입력 2017-04-09 18:44

중국과 노르웨이가 7년 가까운 외교 갈등을 봉합하고 새로운 관계 설정에 나섰다.

9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 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에르나 솔베르그(사진) 노르웨이 총리와 회담을 갖고 자유무역협정(FTA)을 포함해 과학과 기술, 스포츠 등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하는 협정에 서명했다.

중국과 노르웨이는 2010년 노벨상위원회가 중국 인권운동가 류샤오보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하면서 갈등을 겪어 왔다. 중국은 2009년 국가전복 혐의로 11년형을 선고받은 류샤오보를 범죄자로 규정하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연어 수입 제한 등 노르웨이에 경제 보복을 했다. 솔베르그 총리는 양국 갈등 이후 중국을 방문한 첫 노르웨이 총리다. 양국은 지난해 12월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고 노르웨이는 중국의 주권을 존중키로 약속했다.

리 총리는 회담에서 “중국과 노르웨이의 외교 관계가 정상화된 만큼 서로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소중히 여겨야 한다”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과 상호 핵심이익을 존중하고 정치적 신뢰를 쌓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노르웨이와 FTA 협상을 다시 시작하고 정치적 협상 메커니즘을 복구하기로 했다”면서 “노르웨이 기업과 국부펀드의 중국 투자를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솔베르그 총리는 “노르웨이는 누구보다 먼저 중국과 수교를 맺은 서방국가로 양국 간 외교관계 정상화를 새로운 계기로 삼아 장기간 우호협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솔베르그 총리는 특히 중국이 북극 이사회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북극 이사회는 북극에 영토를 가진 국가들이 회원이 돼 북극의 환경보존과 지속 가능한 개발을 논의하는 정부 간 기구로 북극권 이외 국가는 북극 이사회를 통해서만 북극 연구개발에 참여가 가능하다. 솔베르그 총리는 리 총리의 초청으로 지난 7일부터 5일간의 중국 방문 일정에 돌입했다. 핀란드, 미국 방문일정을 마치고 9일 귀국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의 만남도 예정돼 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