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6∼7일 첫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가장 중요한 성과로 꼽는 것은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100일 계획’ 합의다. 하지만 실제 어느 정도 성과를 낼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 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여러모로 볼 때 가장 의미 있는 일은 100일 계획”이라며 “양국이 친밀한 관계를 쌓는 데 매우 중요한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계획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시행 시기도 밝히지 못했다. 로스 장관은 “협상이 필요한 문제”라며 “목표는 중국으로의 수출을 늘리고 무역적자를 줄이는 것”이라는 대략적인 방향만 제시했다.
트럼프는 8일 트위터를 통해 “오직 시간만이 무역 문제에 대해 말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100일 계획을 통해 실제로 무역 불균형이 시정될지는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원론적인 뜻으로 풀이된다.
100일 계획 합의가 트럼프 행정부에 중국이 체면을 세워주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00일 계획 약속을 받아낸 것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중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해온 트럼프의 공약에 비해 초라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싱가포르국립대 황징 미·중 관계 전문가는 “100일 계획은 유권자의 높은 기대에 대한 트럼프의 대답”이라며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장벽과 관행, 무역적자 확대에 대한 그의 반복된 불만 표출 이후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상무부의 메이신위 연구원은 “100일 계획은 중국이 트럼프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한 방안일 뿐”이라며 “중국은 미국 농산품 수입을 늘리고 (수출입) 격차 축소를 도우려 노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
100일 계획보다는 중국시장 개방에 대한 압력이 더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美·中 정상회담 합의 ‘100일 계획’은 對中 무역 적자 줄이기… 성과 미지수
입력 2017-04-09 1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