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으로 투병하면서도 연기 투혼을 불태웠던 배우 김영애(66·사진)씨가 9일 끝내 세상을 떠났다.
1951년 부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부산여자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71년 MBC 공채 탤런트 시험(3기)에 합격하면서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드라마 ‘당신의 초상’ ‘엄마의 방’ ‘빙점’ ‘가을여자’ ‘장희빈’ ‘달려라 울엄마’ ‘로열 패밀리’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큰 사랑을 받았다.
2012년 췌장암 선고를 받은 뒤에도 연기 활동은 계속됐다. 투병 중에도 드라마 ‘내 사랑 나비부인’ ‘킬미 힐미’, 영화 ‘변호인’ ‘우리는 형제입니다’ ‘카트’ 등에 출연해 명불허전의 연기력을 보여줬다.
특히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방영된 KBS 2TV 주말극 ‘월계수양복점 신사들’(50부작) 촬영 당시에는 병세가 악화된 상태인데도 촬영에 임했다. 지난해 10월 말 입원한 고인은 병원에서 ‘외출증’을 끊어가며 촬영장을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진통제를 맞아가며 버텼지만 마지막 4회분에는 출연하지 못했다. 당시 드라마에서 그는 시골로 요양을 간 것으로 그려졌다.
고인은 2001년 황토 화장품 회사 ‘참토원’을 설립해 큰 성공을 거두기도 한 사업가였다. 하지만 이 사업은 2007년 한 방송이 황토팩의 중금속 논란을 제기하면서 타격을 입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는 사실을 발표했지만 마음고생이 심했던 고인은 사업에서 손을 뗐다.
백상예술대상 신인상, SBS연기대상 최우수연기상,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연기상, 대종상 여우조연상 등을 수상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이민우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1일(02-227-7500).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마지막까지 불사르고… 46년 연기인생 김영애 떠났다
입력 2017-04-09 2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