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프로야구 태스크포스(TF) 조은혜(27·사진)씨는 ‘성공한 덕후(마니아)’다. 대학교 시절 야구부에서 매니저 활동을 할 정도로 열광적인 야구팬인 조씨는 직접 야구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드는 데까지 뛰어들었다. 그가 참여한 ‘유플러스 프로야구’ 앱은 3일 만에 1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야구와의 인연은 어린 시절부터였다. 집 앞에 야구장이 있어서 아버지와 함께 산책을 하다가 자기 집처럼 야구장을 드나들었고, 어느 새 자연스럽게 야구가 일상이 됐다.
2009년 서울대 식품영양학과에 입학한 조씨는 2010년 서울대 야구부에 들어갔다. 지난 7일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에서 만난 조씨는 “야구가 너무 좋은데 같이 이야기할 사람이 많지 않았다”면서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과 친해지는 것 외에 스스로 뭔가 역할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대 야구부는 체육특기생이 없는 순수 아마추어로만 구성됐다. 그래서 지금까지 통산 1승밖에 올리지 못했다. 조씨는 “우리가 못한다고 상대방이 설렁설렁 할 때가 제일 속상했다”면서 “실패를 해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면 점점 가능성이 생기는 게 보여서 보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조씨는 지난해 1월 LG유플러스에 입사했다. 면접 때도 야구 얘기를 꺼냈고 그 인연으로 지난해 10월 프로야구TF에 합류했다. 11명으로 구성됐는데 모두 야구광이다. 팀에서 막내인 조씨는 “야구팬의 관점에서 앱을 만들자고 뜻을 모았고, 직급에 상관없이 서로 의견을 자유롭게 주고받았다”고 설명했다.
유플러스 야구앱은 야구 중계를 보면서 다양한 부가 기능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다른 앱은 중계 화면을 중단하고 봐야 하지만 유플러스 야구 앱은 투수와 타자의 3개년 전적, 방금 던진 공 다시 보기, 5경기 동시 시청 등이 모두 동시에 가능하다. 조씨는 “야구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써보고 좋다고 하니 기쁘다”면서 “모든 야구팬들이 쓸 수 있는 앱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LG유플러스 프로야구 TF 조은혜씨, 서울대 야구부 매니저서 앱 개발자로 변신
입력 2017-04-09 2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