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용광로 선대위’ 출범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가 출범했다. 경선 후유증을 의식한 듯 비주류 의원을 대거 전면에 내세우는 ‘용광로 선대위’를 표방했다. 그러나 일부 인사가 합류 거부 의사를 밝히는 등 진통도 이어졌다.

민주당은 7일 국민주권선거대책위원회를 발표하고 공동선대위원장에 ‘친노(친노무현) 좌장’ 이해찬 의원과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 박병석 의원, 김효석 전 원내대표,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 우상호 원내대표 등을 임명했다.

또 안희정 충남지사 경선캠프 의원멘토단장을 맡았던 박영선 의원과 이재명 성남시장을 도왔던 이종걸 의원, 경선 직전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부겸 의원 등 비주류 의원도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했다. 이와 함께 문재인 후보가 영입한 여성학자 권인숙 명지대 교수, ‘알파고 해설’로 유명세를 탄 프로바둑기사 이다혜씨도 공동선대위원장 명단에 올렸다. 추미애 대표는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문 후보 캠프 인사도 대거 중용됐다. 임종석 비서실장과 송영길 총괄본부장, 노영민 조직본부장, 전병헌 전략본부장, 문 후보 측근인 윤건영 상황실 부실장 등 캠프 핵심인사 대부분이 당 선대위에서 같은 직책을 맡았다.

종합상황본부장은 추 대표의 강력한 추천을 받은 김민석 특보단장이 맡기로 했다. 추 대표가 오전 김 단장을 상황본부장에 임명하자, 김영주 전해철 최고위원 등이 문 후보 의중에 배치된다며 강력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고 일부 최고위원이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는 갈등이 노출됐다. 문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추 대표에게 선대위 구성 권한을 상당히 드린 것”이라며 확전을 자제했다.

그러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발표된 박영선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식으로 연락받은 바가 없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상임고문에 임명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도 “제안을 받은 적도, 앞으로 참여할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 당 핵심 관계자는 “당사자와 충분한 협의 없이 추 대표가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추 대표가 선대위를 자신의 사조직으로 만들려는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승욱 조성은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