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시리아 화학무기는 사린가스”

입력 2017-04-08 00:00
한 시리아 남성이 4일(현지시간) 북부 이들리브주 칸셰이칸에서 화학무기 공격으로 추정되는 공습 후 실신한 아이를 안고 황급하게 임시 병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AP뉴시스

시리아 공격에 사용된 화학무기는 맹독성 신경작용제인 사린가스인 것으로 드러났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와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터키 법무부 장관은 6일(현지시간)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주 칸셰이칸에서 화학무기 공격으로 숨진 희생자의 시신 중 3구를 부검한 결과 공습에 사린가스가 사용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베키르 보즈닥 터키 법무부 장관은 “법의학 보고서가 화학무기 사용을 분명히 보여준다”며 세계보건기구(WHO)가 부검을 감독했다고 밝혔다. 또 “화학공격의 증상인 폐출혈과 폐부종 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부검 결과는 터키 앙카라 연구소와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화학무기감시단인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에도 전달돼 추가 분석이 진행되고 있다.

사린가스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과학자가 대량 살상을 목적으로 개발한 물질이다. 무색무취로 휘발성이 강하며 독성은 청산가리의 최대 500배에 이른다. 흡입하면 중추 신경계가 손상되고 심각한 마비와 극심한 구토를 유발해 결국 질식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남 암살에 사용된 신경작용제 VX와 함께 독성이 가장 강한 물질로 꼽힌다. 사린가스는 1997년 화학무기금지협약(CWC)에 따라 생산과 비축이 전면 금지됐다.

시리아 정부군은 2013년 반군점령 지역인 구타에서 전세 역전을 위해 사린가스를 사용했다. 반군에 따르면 당시 사망자 수는 1729명에 달했다. 이 사건은 1980∼88년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사린가스가 사용된 후 최대 규모의 화학무기 공격으로 기록됐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군사 개입을 강행하려 했지만 시리아가 화학무기 전량 폐기를 약속하자 계획을 중단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