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세타2 엔진 차량 17만대 리콜

입력 2017-04-08 00:02

현대·기아자동차의 5개 차종 약 17만대가 리콜된다. 이들 차량에 장착된 세타2 엔진에 결함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그랜저(HG) 쏘나타(YF) K7(VG) K5(TF) 스포티지(SL) 5개 차종 17만1348대에 대해 리콜을 실시한다고 7일 밝혔다. 리콜 대상은 2013년 8월 이전에 생산된 세타2 엔진 장착 차량이다. 최근 5년간 단일 사안으로 리콜된 사례 중에서는 세 번째로 큰 규모다.

국토부는 세타2 엔진을 장착한 현대·기아차의 일부 모델 엔진에서 ‘마찰열로 인해 접촉면이 달라붙는 현상’(소착 현상)으로 주행 중 시동 꺼짐 현상이 발생한다는 신고가 이어지자 지난해 10월 제작결함 조사에 착수했다.

당초 국토부는 세타2 엔진에 대한 리콜이 필요한지 결정하기 위해 이달 20일 전문가로 구성된 제작결함심사평가위원회에 조사 결과를 상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가 지난 3일 국토부에 자발적인 리콜 시행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전날 리콜계획서를 제출하면서 제작결함 조사를 종료하고, 시정계획의 적정성만 평가하기로 했다.

리콜계획서에 따르면 기계 불량으로 금속 이물질이 발생하면서 크랭크샤프트와 엔진 내 다른 부품인 베어링의 마찰이 원활하지 못한 소착 현상이 발생했다. 주행 중 시동 꺼짐이나 엔진 파손 등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는 문제다.

현대·기아차는 전체 리콜 대상 차량을 대상으로 소음 정도를 측정하는 등 검사를 실시한 뒤 결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차량에 대해서 새롭게 개선한 엔진으로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리콜 개시 시점은 새 엔진 생산에 소요되는 기간, 엔진 수급 상황 등을 감안해 오는 5월 22일로 결정했다.

현대·기아차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과도 세타2 엔진 결함과 관련해 130만대를 추가 리콜하는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사유는 한국과 다르다. 북미에서는 엔진 부품의 표면이 균일하게 가공되지 않은 게 원인으로 파악된다.

2015년 세타2 엔진 결함으로 미국에서 리콜을 실시했을 때 현대·기아차는 국내 차량의 경우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늑장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현대·기아차는 미국에서 진행한 리콜과는 ‘결함 발생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이번 건과는 별도의 리콜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제기된 늑장 리콜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현대차는 “모든 절차와 준비가 마무리되는 대로 고객을 위한 최선의 조치를 다해 신뢰와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했다.

세종=유성열 기자, 정현수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