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통령 선거를 30여일 앞두고 판세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양강 구도로 재편되면서 두 후보 간에 난타전이 벌어지고 있다. 문재인 캠프는 안 후보의 포스코 이사회 의장 시절 부실기업 인수 문제와 조폭 연계설 등을 제기했고, 안철수 캠프에서는 문 후보의 아들 특혜취업 의혹과 민정수석 재임 때 노무현 전 대통령 사돈의 음주사고 무마 의혹으로 맞불을 놨다. 여기에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도 1, 2위를 연일 공격하고 있다.
폭로는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각 캠프는 이를 검증이라고 하지만 국민들 눈에도 그리 비칠지는 솔직히 의문이다. 기억도 정확지 않은 십수년 된 사건을 끄집어낸 것은 아닌지, 상식적으로 연결이 잘되지 않는 일로 상대 후보를 흠집 내는 것은 아닌지는 유권자가 판단할 몫이다.
정치권은 진흙탕 싸움으로 몰고 가기 전에 이번 대선이 갖는 의미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조기 대선은 초유의 국정농단에 분노한 국민의 힘에 의해 성사됐다. 절대 다수의 국민은 무능력하고 무책임하며 부패하기까지 한 박근혜정권을 탄핵하고 대한민국을 새롭게 만들 대통령과 정치세력을 원했다. 하지만 대선이 당초 일정보다 7개월 이상 당겨지면서 제대로 된 검증을 하기도, 제대로 된 후보를 고르기도 물리적으로 쉽지 않게 됐다.
이런 시대적 소명을 망각하지 않았다면 각 후보들과 진영은 네거티브 유혹에 빠지지 말고 이전 대선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선거 캠페인을 벌여야 한다. 더욱이 검증이 안 된 대통령과 그 권력으로 인해 재차 홍역을 치르지 않으려면 이번만큼은 옥석이 가려져야 하는 것이다. 그 방법 중 하나로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TV 끝장토론을 제안한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으로서의 자질과 도덕성, 통치 비전, 정책 능력 등 모든 것이 철저하게 검증돼야 한다.
[사설] 철저한 검증만이 제대로 된 대통령 뽑을 수 있다
입력 2017-04-07 1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