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남북 대결이 열리는 경기장 찾을까?

입력 2017-04-06 21:44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왼쪽에서 다섯 번째)이 6일 평양 5월1일(능라도) 경기장을 찾아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일 ‘남북 대결’이 열리는 김일성경기장을 찾을까.

최룡해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5일 북한과 홍콩의 2018 여자아시안컵 예선 B조 경기가 열린 김일성경기장을 찾은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국과 북한과의 맞대결을 관전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5일 북한-홍콩전의 관중은 1만5000명을 약간 밑돌았다. 그러나 7일 한국-북한전에선 5만여명이 김일성 경기장을 가득 메울 것으로 보인다. 만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경기장을 찾는다면 북한 관중의 응원 열기는 상상 이상으로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

김일성경기장은 함성이 울리는 구조로 돼 있어 실제 관중 수 이상의 효과를 낸다. 다만 이런 부분이 어느 쪽에 유리할 지는 두고 봐야 한다. 북한 여자 축구가 대규모 홈관중 앞에서 경기한 적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부담스러울 것이란 견해가 있다. 반면 2011년 11월 남자 축구 2014 브라질월드컵 예선 북·일전에서 전력이 다소 떨어지는 북한이 김일성경기장에서 일본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여 1대 0으로 이긴 것을 생각하면 한국이 긴장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윤덕여호’는 6일 15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평양 능라도의 ‘5월1일 경기장’에서 담금질하며 운명적인 남북대결을 준비했다. 윤덕여 감독은 1990년 남북통일축구대회 대표 선수로 참가해 이 경기장을 누빈 바 있다.

윤 감독은 경기장을 쭉 둘러보더니 “27년 전과 비교해 잔디가 천연잔디에서 인조잔디로 바뀐 거 말곤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 경기장에 오면서 옛날 생각이 많이 났고, 감회가 새롭다”면서도 “앞으로 치를 경기만 생각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북한의 일방적인 응원이 염려되지만 우리 선수들이 경기 초반에 슬기롭게 대처한다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필승 의지를 밝혔다.

여자축구대표팀 단장으로 이곳을 찾은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남북단일팀에 대한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남측과 북측이 한 팀이 된다면 세계에서 정말 강한 팀이 될 것 같다”며 “북측은 힘쓰는 운동에 강하고 우리는 기술이 좋으니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평양=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