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北 전역 사정권 ‘800㎞ 탄도 미사일’ 발사 성공
입력 2017-04-07 05:01
군이 북한 전역을 공격할 수 있는 사거리 800㎞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2012년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 이후 미사일 개발이 시작된 지 5년 만이다.
군 관계자는 6일 “최근 충남 태안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시험장에서 실시한 시험발사에서 사거리 800㎞의 현무계열 미사일이 발사와 비행, 표적타격 등 전 영역에서 기준치를 충족했다”고 밝혔다. 군이 사거리 800㎞ 미사일의 시험발사 성공 사실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군은 그동안 주변국 우려 등을 감안해 미사일을 비공개로 개발해 왔다.
군은 수차례 추가 시험발사를 한 뒤 연내에 실전배치할 계획이다. 이 미사일이 실전배치되면 군은 남쪽에서도 북한의 핵심시설을 안정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 사거리 800㎞의 미사일은 제주도에서 발사해도 북한 신의주를 타격할 수 있다. 포항에 배치되면 북한 전역이 공격권이다. 북한을 선제 타격할 수 있는 강력한 전력이 또 하나 확보된 셈이다. 현재 우리 군이 보유한 탄도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는 500㎞여서 중부 이남에서 북한을 공격하는 데는 제한이 있었다. 군 관계자는 “북한 주요 핵·미사일 기지와 지도부 타격이 가능한 킬체인 및 대량응징보복(KMPR) 수단이 늘어나 북한과의 미사일 격차를 줄여갈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군은 탄도미사일은 사거리 300㎞인 현무 2-A와 사거리 500㎞인 현무 2-B를 보유 중이다. 순항미사일인 사거리 1000㎞ 이상의 현무-3를 실전배치한 상태다. 공대지 미사일로는 사거리 500㎞인 타우러스가 공군 주력기 F-15K에 장착돼 있다. 또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패트리엇(PAC)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고, 중장거리 요격용 지대공 미사일(M-SAM, L-SAM)을 구축하고 있다. 우리 군 미사일은 북한 미사일에 비해 정확도와 타격력, 정밀유도 능력이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양적인 면에서는 북한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사거리 300㎞의 스커드B 등 1000여기의 미사일을 갖췄다. 최근에는 기존 미사일의 성능 개량과 신형 미사일 개발을 통해 한국군은 물론 미군 대응체계 무력화에 주력하고 있다. 또 사거리 3500㎞ 이상인 중거리 미사일 무수단의 개량작업,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개발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2월 신형 준중거리 미사일 ‘북극성-2형’을 시험발사했고, 3월에는 스커드 개량형과 무수단 개량형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한편 노동신문과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전날 실시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6일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과거 발사 다음날 대대적으로 선전한 것과는 상반된다. 발사에 실패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 등 외신은 미국 국방부 관리를 인용해 “스커드-ER 미사일이 60㎞를 날아간 뒤 주요 결함으로 동해로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발사 미사일을 KN-15 계열로 판단했던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홈페이지에서 관련 내용을 삭제했다.
글=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