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칼날, 장쩌민 겨누나… 최측근 쩡칭훙 부패 혐의 조사

입력 2017-04-06 20:59

장쩌민(90) 전 국가주석의 최측근인 쩡칭훙(77·사진) 전 국가부주석이 중국 사정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홍콩 잡지 쟁명 최신호가 보도했다. 쩡칭훙에 대한 부패조사는 사정 칼날을 장쩌민에 들이대기 위한 전초전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6일 쟁명에 따르면 자오러지 당 중앙조직부 부장과 자오훙주 중앙기율검사위원회 부서기가 양회(兩會·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의)가 끝난 직후인 지난달 18일 베이징 위취안산 간부휴양소에서 쩡칭훙과 동생 쩡칭화이 전 문화부 특별순시원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다. 쩡씨 형제가 고위급인 만큼 당 조직부장 등이 직접 심문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쟁명은 쩡칭훙 일가가 중국과 홍콩, 마카오 등에 400억∼450억 위안(약 6조6000억∼7조4000억원) 규모의 자산을 축적해 놓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쩡칭훙의 아들 쩡웨이는 호주 국적으로 그가 호주와 뉴질랜드에 설립한 기업의 무역 규모는 연간 25억∼30억 달러(약 2조8000억∼3조4000억원)에 이르고 현지 소유 부동산도 20곳 이상이다. 사정 당국은 쩡칭훙 일가의 부정축재 규모를 이미 파악한 상태로 조사도 2015년 1월 7일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쩡씨 형제에 “적극적으로 조사에 협력하라”고 요구했으며 “특권과 특별대우도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해외에 있는 가족에 귀국해 조사를 받으라고 압박했다.

올 들어 쩡칭훙의 측근들이 잇따라 비리로 낙마하면서 쩡칭훙에 대한 처벌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쩡칭훙 최측근인 마젠 전 국가안전부 부부장은 지난 2월부터 뇌물죄로 검찰조사를 받고 있다. 티베트자치구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러다커 전 부주임과 전국정치협상회의 쑤룽 전 부주석은 무기형 등 중형을 선고받았다. 장쩌민과 쩡칭훙 등의 재산 관리를 맡아온 것으로 전해진 샤오젠화(46) 밍톈그룹 회장은 지난 1월 홍콩에서 강제 압송돼 조사를 받고 있다. 샤오젠화는 심문 과정에서 쩡칭훙 등의 비리 실태를 자백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