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이 선교의 미래 흔든다… 기독인 출산율 ‘뚝뚝’… 무슬림 출산율 ‘쑥쑥’

입력 2017-04-07 00:01

미국의 여론조사 기관인 퓨리서치는 5일(현지시간) “20년 내 무슬림 부모에게서 태어난 신생아 수가 기독교(개신교·가톨릭·정교 등)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신생아 수를 앞지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2010∼2015년 전 세계 신생아 중 기독교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신생아 비율은 33%로 같은 기간 전 세계 기독교인 비율 31%를 약간 웃돌았다. 반면 무슬림 부모에게서 태어난 신생아 비율은 31%로 같은 기간 전 세계 무슬림 비율 24%보다 7%포인트나 높았다.

실제로 2010∼2015년 기독교인 부모가 낳은 신생아는 2억2300만명, 무슬림 부모가 낳은 신생아는 2억1300만명으로 기독교인이 앞섰다. 하지만 2030∼2035년에는 무슬림 부모에게서 태어날 신생아는 2억2500만명, 기독교인 부모에게서 태어날 신생아는 2억2400만명으로 무슬림 부모에게서 태어날 신생아가 기독교인을 추월할 전망이다.

2055∼2060년에는 격차가 더 벌어져 무슬림 부모에게서 태어날 신생아는 2억3200만명, 기독교인은 2억2600만명으로 나타나 무슬림 신생아가 600만명 더 많아질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추세라면 2060년 전 세계 기독교인은 31억명, 무슬림은 30억명에 각각 달하게 되며 2075년이면 무슬림 인구가 기독교인을 추월할 것이라고 퓨리서치는 예상했다.

2015년 기준 전 세계 인구는 73억명으로 기독교인이 31%(22억 6300만명)에 달해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무슬림이 24%(17억5200만명), 무종교인 16%, 힌두교 15%, 불교 7% 순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현재 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무슬림이 평균 2.9명이며 기독교인은 2.6명, 무종교인은 1.6명이다. 무슬림은 타종교인보다 상대적으로 젊고 출산율이 높아 시간이 지나면서 무슬림 인구가 늘어날 전망이라고 퓨리서치는 밝혔다.

미국 크리스채너티투데이는 관련내용을 보도하며 “기독교가 세계최대 종교로 남기 위해서는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창세기의 명령을 선교 현장뿐만 아니라 침실(bedroom)에서도 붙들어야 할 것”이라고 풍자적으로 묘사했다.

기독교 전문가들은 인구통계학이 기독교 선교를 위협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저술가인 에릭 카우프만은 “복음은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지 숫자 게임이 아니다”라며 “사람들을 숫자로 대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모든 신생아가 부모의 종교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가정하지 않고 아이가 종교를 바꿀 가능성도 고려했다. 또 종교 간 경계에 있는 사람들은 통계에 잡히지 않았다고 크리스채너티투데이는 전했다.

글=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그래픽=이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