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6일 야권 텃밭인 광주를 찾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상승세를 ‘착시현상’이라고 깎아내렸다. 같은 날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홍 후보의 ‘안방’인 경남에서 도지사 꼼수 사퇴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홍 후보는 첫 일정으로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그는 방명록에 ‘사사로운 감정을 없애고 공공을 위해 힘써 일한다’는 뜻의 사자성어 ‘멸사봉공(滅私奉公)’을 적었다. 사사로울 ‘사(私)’ 대신 죽을 ‘사(死)’자를 적었다가 다시 고쳐 쓰는 해프닝도 있었다(사진).
홍 후보는 “호남이 한국당은 싫어하지만 저를 싫어할 이유는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처가가 있는 전북 부안의 해안초소에서 14개월간 단기사병으로 복무했고, 검사 시절 광주지검에 근무했던 인연이 있다. 홍 후보는 광주지역 언론사 간담회에선 “선거는 결국 좌파, 우파가 각이 져서 가는 것이지 어정쩡한 중도는 좌우로 갈라진다”며 “후보등록 전까지 보수 우파들이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에게로 몰리고 있는 보수 표심이 일시적 현상임을 강조한 것이다. 홍 후보는 5·18민주화운동을 ‘5·18의거’로 표현하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정부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하는 데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오후엔 대전으로 이동해 충청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한 뒤 중앙시장을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안철수를 찍으면 박지원이 상왕 된다. 안철수는 허수아비”라고 말했다.
유 후보는 PK(부산·경남)를 공략했다. 전날 중앙선대위 발대식 후 첫 지방 일정이었다. 그는 창원대 구내식당에서 학생들과 점심식사를 하고 산업단지를 방문한 뒤 개인택시 운전자들과 간담회를 하는 등 유권자들과의 접촉면을 넓혔다.
유 후보는 경남도의회 기자회견에서 “홍 후보가 본인의 피선거권은 확실히 쥐고 있으면서 340만 도민의 참정권과 선거권은 행사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대선에 출마하는 공직자의 사퇴 시한은 오는 9일이다. 홍 후보는 9일 사퇴하더라도 지사 권한대행이 다음날 선관위에 사임 통보를 하면 보궐선거를 치르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퇴 시점이 아닌 선관위 통지 시점을 기준으로 보궐선거일을 정한 현행법의 허점을 악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높다. 유 후보는 “도정에 공백이 없도록 5월 9일 대선과 함께 경남지사 선거를 꼭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후보는 7일엔 부산 자갈치시장과 포항 죽도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만날 예정이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홍준표, 광주 찾아 안철수 견제… 유승민, 경남 방문 홍준표 때려
입력 2017-04-06 18:31 수정 2017-04-06 2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