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음료회사인 펩시가 미국 내 인종차별 철폐 운동의 대명사인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를 소재로 광고를 만들었다가 비난받자 공식 사과하고 방영을 중지하기로 했다. 5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펩시는 전날 미국에서 경찰의 흑인 총격 사건으로 불거진 전국적 시위를 소재로 한 홍보 영상을 공개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시위 정신을 가볍게 여기고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영상에선 사진작가와 첼리스트, 패션모델이 각자 하던 일을 멈추고 시위에 동참한다. 모델 켄달 제너가 시위현장에 배치된 경찰관에게 콜라를 건네고(왼쪽 사진) 경찰이 콜라를 마시자 참가자들은 환호한다. 이는 지난해 7월 루이지애나 바톤루즈 시위 현장에서 벌어진 에피소드를 차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관에게 자신의 팔을 내밀며 체포하라고 주장하는 흑인 여성 아이샤 에번스의 모습은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펩시 측은 “단합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지만 핵심을 놓쳤다”며 “진지한 주제를 경시하려던 의도는 아니었다. 광고를 내리겠다”고 해명했다.
화장품 회사인 니베아도 체취 제거제를 홍보하면서 “흰색은 순수함이다”라는 문구를 내세웠다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달 31일 공개한 포스터(오른쪽)에는 흰옷을 입은 여성의 뒷모습 위로 “흰색은 순수함이다”라고 적혀 있다. 니베아는 여기에 “깨끗하게 밝게 유지하세요. 무엇도 그걸 망치게 두지 마세요”라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SNS상에서는 “백인이 순결하다는 뜻이냐”는 비아냥과 함께, 니베아가 우익 성향을 띠는 회사라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파장이 커지자 니베아는 광고를 철회하고 사과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월드 화제] 백인우월주의자를 위한 마케팅? “흰색은 순결” 니베아 광고 파문
입력 2017-04-07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