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잔치 등 비용 아껴 해외 교회 17개 세웠다

입력 2017-04-07 00:03
군산중동교회 서종표 목사(앞줄 가운데)와 교회 파송선교사들이 지난달 31일 교회에서 열린 선교사 초청 감사예배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군산중동교회 제공

군산중동교회(서종표 목사) 백남윤(70) 안수집사와 박은혜(65) 권사가 최근 아이티 희망성결교회(원승재 목사) 건축에 사용해 달라며 3500만원을 내놓았다. 자녀 3명이 준비한 박 집사의 칠순잔치 비용 2000만원에다 은행에서 대출한 1500만원을 보탠 돈이다.

부부는 “형편이 넉넉하진 않지만 평생 한번은 교회를 봉헌하는 게 소원이었다”며 “잔치 비용에 대출금까지 더해 몽땅 헌금한 것을 이해해 준 자녀들이 고맙다”고 말했다.

군산중동교회와 성도들은 부부처럼 ‘평생 한 교회를 봉헌하자’는 비전을 세우고 실천하고 있다. 10년 전 필리핀 한인교회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해외에 17개 교회 건축을 지원했다.

지난해만 네 가정이 4개 교회 건축비를 내놨다. 박종헌 장로는 장로은퇴기념으로 인도네시아 김재봉 선교사에게 5000만원, 김남희 집사는 인도 이경훈 선교사에게 3700만원을 전달했다. 김선영 권사는 필리핀 은혜교회 증축 비용으로 3150만원, 한은희 집사는 부룬디 교회 건축을 위해 4500만원을 지원했다. 이들 모두 건축이 진행 중이다.

서종표(61) 목사는 “선교에 최선을 다하는 선교의 모델 교회가 되기 위해 시작한 일”이라며 “앞으로 10년 안에 한 가정이 한 교회씩 봉헌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교회 장년 출석 성도는 1000여명이다.

교회의 해외선교 지원은 이뿐만이 아니다. 해외 현지 목회자를 초청해 연수도 한다. 모든 비용을 교회가 부담해 3개월간 교회에서 목회의 이론과 실제를 가르친다. 필리핀에서 8명, 우간다에서 1명이 다녀갔다.

또 해외에 선교사 13가정을 파송해 매달 선교비 및 생활비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이틀 동안 이들 선교사를 초청해 위로 행사도 가졌다. 태국의 도주환 조미량, 필리핀의 이찬희 천하영, 동티모르의 손현성 이경호, 볼리비아의 정상근 심덕인 선교사 부부 등 11가정이 참석했다. 교회는 이들에게 각각 남녀 정장 1벌, 보약 10첩을 선물하고 16명에겐 새 안경을 맞출 수 있도록 지원했다.

정상근 선교사는 선교사 초청 감사예배에서“23년간 선교하면서 이런 큰 사랑을 처음 받아본다”고 감격해 했다. 손현성 선교사는 “지치고 힘들 즈음 이렇게 초청해 위로해 주시니 너무 감사하다”며 “이 은혜를 바탕으로 더욱 열심히 복음을 전하겠다”고 했다.

서 목사는 이날 ‘하나님의 소원’이라는 제목으로 “하나님의 소원은 모든 사람이 구원받는 것”이라며 “이 소원을 위해 선교사들은 현지에서 복음을 전하고 우리는 이곳에서 선교사를 지원하며 헌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산중동교회는 선교지원 공로로 지난달 26일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선교 40주년 기념으로 ‘베스트파트너스 상’을 받았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