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합종연횡의 계절… 빅2는 조인트벤처, 저비용사는 연합군

입력 2017-04-07 05:02 수정 2017-04-07 12:56
항공업계의 합종연횡이 본격화되고 있다. 유가 상승과 중국의 사드 보복 등 악재에 직면한 양대 국적 항공사와 저비용 항공사(LCC) 모두 연합체를 구성해 실적 반전을 노리는 추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관심은 ‘조인트벤처’다. 항공업계에서 조인트벤처는 두 업체가 모든 일정을 공유해 한 회사처럼 공동으로 영업한 뒤 수익과 비용을 나누는 최고 수준의 결합이다. 기존의 코드셰어(항공기 내 좌석 일부 공유)와 얼라이언스(마일리지·라운지 공유) 등 연합체보다 한 단계 나아간 개념이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29일 미국 델타항공과 태평양 노선을 공동 운영하는 내용의 조인트벤처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국적 항공사가 외국 항공사와 조인트벤처를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도 최근 기자들과 만나 “조인트벤처는 항공업계에서 중요한 흐름이고,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싼 가격을 무기로 LCC가 근거리 노선을 장악하자 대형 항공사들이 장거리·환승 노선을 강화하기 위해 조인트벤처를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LCC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조인트벤처까지는 아니지만 얼라이언스 수준의 연합체를 구성해 장거리 노선 확보에 나서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항공사는 이스타항공이다. 지난해 홍콩 익스프레스·럭키에어·우루무치에어·웨스트에어 등 4개 LCC 항공사로 구성된 ‘유플라이 얼라이언스’에 가입했다. 지난해 말부터는 인천∼홍콩∼태국 치앙마이를 연계한 첫번째 인터라인(합작상품) 노선 판매도 시작했다. 제주항공도 지난해 5월 가입한 LCC 항공동맹 ‘밸류 얼라이언스’의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밸류 얼라이언스는 일본 싱가포르 호주 필리핀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8개 항공사가 참여하고 있다.

‘끼리끼리 모여 더 멀리 나는’ 연합체 구성이 활발하지만 각자 고민은 있다. 조인트벤처의 경우 정부 허가 없이 노선 점유율을 늘릴 수 있다는 이유로 관계기관의 감시 등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유플라이 얼라이언스는 중국 계열 항공사 연합체라 사드 보복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우려도 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