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검증 리포트] 문재인 측 “안철수, 차라리 지금 올라오는 게 낫다”

입력 2017-04-06 17:53 수정 2017-04-06 21:23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운데)가 6일 오후 세월호가 접안해 있는 전남 목포 신항을 찾아 미수습자 가족 등과 함께 해양수산부 관계자로부터 브리핑을 듣고 있다. 문 후보는 "국회 차원의 필요한 지원을 다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후보 뒤로 안개에 휩싸인 세월호의 거대한 몸체가 비현실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가파른 추격세를 “대선 직전에 상승하는 것보다는 지금 오르는 것이 차라리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문재인 후보 측은 캠프 관계자를 총동원해 안 후보에게 십자포화를 퍼부으며 ‘안철수 때리기’에 본격 돌입했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6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안철수 현상’은 일시적 현상으로 조정기를 거칠 것”이라며 “2주 정도 조정기를 거치면 지지율에 변동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선 이후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지지자 일부와 ‘대표선수’를 잃은 보수 지지층이 일시적으로 안철수 지지층으로 옮겨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선거 직전에 안 후보 지지율이 올랐다면 상당히 힘들었을 것”이라며 “안 후보 지지율이 지금 상승한 것이 차라리 다행”이라고 말했다.

민주당과 문 후보 캠프는 안 후보를 향한 본격 공세를 시작했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안 후보가 지금까지는 열외 후보였지만 오늘부터 본격 검증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캠프 특보단 총괄부단장인 박범계 의원은 안 후보의 2005∼2011년 포스코 사외이사 경력을 문제 삼았다. 박 의원은 “안 후보가 이명박정부의 대표적 낙하산 인사로 비판받는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 선임 관련 이사회에서 찬성투표를 하고, 정 전 회장을 두둔하기까지 했다”며 “포스코가 이명박정권 인사로 알려진 전정도 회장의 부실기업 성진지오텍을 인수할 때도 안 후보는 이사회 의장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포스코 문제에 대한 정확한 해명이 없다면 안 후보의 ‘공정경제’는 한낱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유은혜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안 후보의 관훈클럽 토론회 발언을 문제 삼았다. 유 대변인은 서울 여의도 당사 브리핑에서 “안 후보가 사드 배치에 줄곧 반대하다가 이제 사드 배치가 소신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국익을 명분으로 포장했지만 표를 의식한 ‘말 바꾸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당의 당론은 사드 배치 반대인데 안 후보가 일방적으로 당론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보면 국민의당이 민주정당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각을 세웠다.

문 후보 공격 선봉에 나선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를 향한 비판도 이어졌다. 유 대변인은 “안 후보를 앞세워 반문(반문재인) 연대 정권 총리를 꿈꾸는 듯한 박 대표는 입만 열면 문 후보가 말을 바꾼다고 비난한다”며 “그런데 안 후보가 중요 사안에 말을 바꾸는 것에는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국민의당이 40석밖에 되지 않는 소수정당이라는 점도 공격 포인트로 삼고 있다. 캠프 특보단장 민병두 의원은 “안 후보가 훌륭한 후보이긴 하지만 40석 정당으로는 시대교체를 마무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캠프 관계자는 “안 후보 상승세가 분명한 흐름인 것은 확실히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2012년 ‘경제민주화’처럼 본선에서 사용할 파격적인 ‘문재인 어젠다’를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