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의뢰로 구성된 국제전문가위원회는 “갑상샘암의 10∼20%는 암세포와 모양은 비슷하지만 성질이 달라 위험하지 않다”며 “더 이상 암이라고 부르지 말고 추가 수술이나 치료도 불필요하다”고 발표했다. 또 이런 유형을 기존 ‘갑상샘유두암종’이라는 진단명 대신 암이 아닌 ‘비침습종양(NIFTP)’으로 부르자고 제안했다. 때문에 국내에서도 갑상샘암 과잉진단과 치료의 새로운 논란을 불러왔다.
그런데 서구에서 흔한 NIFTP가 우리나라 갑상샘암 환자에게는 매우 적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병리과 정찬권, 유방갑상선외과 배자성 교수팀은 갑상샘유두암종 환자 6269명을 대상으로 위원회의 기준을 적용한 결과 NIFTP 유형이 2%(105명)뿐이었다고 6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북미병리학회지에 공식 발표됐다.
연구팀은 또 암 발생 관련 주요 유전자 돌연변이를 분석, 위원회가 제시한 NIFTP 진단 기준에 오류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더 엄격한 진단기준을 제시했다. 이 기준으로 NIFTP를 진단하지 않으면 주위 림프절이나 다른 장기로 전이할 수 있는 암을 놓칠 수 있다는 것도 규명했다.
정 교수는 “예후가 매우 좋은 갑상샘암 환자에게 불필요한 추가 치료를 받게 하거나 반대로 진정한 암이 있는데도 필요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국인의 갑상샘암 특성에 맞는 새로운 진단 및 치료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대한갑상선학회는 초음파 검사로 확인된 갑상샘 결절(혹) 크기가 1㎝ 이상이며 추가 검사 결과 암으로 진단되면 수술이 필요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갑상샘유두암종을 더 이상 암이라 부르지 말라고? 한국인 2%뿐… 단정은 안돼
입력 2017-04-07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