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최고 실권자 아웅산 수치(사진) 국가자문역 겸 외무장관이 미얀마에서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을 대상으로 ‘인종청소’가 벌어진 일을 부인해 논란이 예상된다. 수치는 5일(현지시간) 공개된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얀마에 많은 적대행위가 있지만 인종청소가 진행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종청소는 현지 상황을 설명하기에 너무 과도한 표현”이라고 덧붙였다. 또 “인종청소가 아니라 서로 다른 편으로 갈라진 사람들의 문제”라며 “분열을 봉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수치는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민주화 영웅’이라고 불렸지만 정작 자국의 소수민족 탄압과 학살에는 침묵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수치는 인터뷰에서 이런 지적도 적극 반박했다. 그는 “그동안 많은 질문에 항상 답변을 해왔다”며 “사람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대답을 해주지 않거나 성명을 발표하지 않고 특정 집단을 비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침묵하고 있다’고 말한다”고 항변했다. 다만 수치는 미얀마군의 학살을 피해 방글라데시로 건너간 로힝야족이 돌아온다면 환영하겠다면서 “그들은 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군 통제는 권한 밖의 일이며, 헌법에 따라 군부의 일에 관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수치의 설명과는 달리 국제사회는 로힝야족 문제를 심각히 우려하고 있다. 이양희 유엔 미얀마 인권특별보고관은 지난달 “미얀마가 로힝야족을 국경 밖으로 쫓아내려 한다”며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을 촉구했다.
권준협 기자
“로힝야족 문제, 인종청소 아냐” 수치의 궤변
입력 2017-04-07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