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버스중앙차로 사업, 2년 만에 중단 위기

입력 2017-04-07 00:00
부산시가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해 추진했던 버스중앙차로(BRT)사업이 시민들의 원성 등으로 2년여 만에 중단위기를 맞고 있다. 부산시는 해운대구 중동 지하차도∼송정 삼거리 간 4㎞ 구간에 조성 예정인 버스중앙차로 사업을 잠정 중단한다고 6일 밝혔다.

시의 이 같은 방침은 버스중앙차로 공사에 따른 시민불편이 잇따르면서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승용차를 이용한 외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해운대의 경우 출퇴근 시간대는 물론 주말과 휴일에도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어 시민들의 원성이 높다.

지난해 말 개통한 원동IC∼올림픽교차로 구간의 경우 원래 왕복 6차로로 평소 출퇴근 시간과 해운대행 관광객이 늘어나는 주말 등에 정체가 심했다. 6차로 가운데 2개 차로를 버스전용차로로 만들면서 나머지 4개 차로를 이용해야 하는 일반차량이 극심한 정체에 시달리는 것이다. 택시기사들 사이에선 해운대지역 운행을 기피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해운대 주민 김모(40·회사원)씨는 “이 사업은 ‘탁상행정’의 표본”이라며 “극심한 교통체증으로 출퇴근 시간을 제대로 맞추기 어렵고, 차로를 위해 인도 폭을 줄인 탓에 보행에도 지장을 주고 있다”고 불평했다.

해운대구 의회 의원들도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도시철도가 있는 상황에서의 버스전용차로는 승객분담과 교통분산 효과가 없고, 도로가 6차로여서 병목현상이 심각하다”며 사업중단을 촉구했다.

시는 2015년 8월부터 1100억원의 예산으로 5개 구간 36.4㎞에 버스중앙차로를 설치하는 공사에 착공했다. 원동IC∼올림픽교차로(3.7㎞) 구간은 지난해 말 개통했다. 올림픽교차로∼송정삼거리 전체구간 가운데 올림픽교차로∼운촌삼거리(1.3㎞) 구간은 7월 개통 예정으로 현재 공사 중이다.

운촌삼거리∼중동지하차도 구간(1.7㎞)은 올 연말, 원동IC∼내성교차로(3.7㎞) 동래구간은 9월 개통 예정이다. 또 내성∼서면 교차로 구간(5.9㎞)은 내년 말, 서면∼충무동 사거리 구간(8.6㎞)과 서면∼사상구간(7.4㎞)은 2020년 완공계획으로 사업을 추진해왔다.

시는 140여만대에 이르는 승용차 운행을 줄이지 않고서는 혼잡비용과 대기오염을 줄이기 어렵고 편리한 대중교통 달성이 요원하다고 판단해 이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시 관계자는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한 사업이지만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많은 예산과 교통 체증을 유발하면서까지 조성할 이유는 없다”며 “전면 재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