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9일 조기 대선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언행이 금도를 넘어섰다. 그동안 튀는 말과 행동으로 유명세를 치렀던 그였지만 한국당의 대통령 후보가 된 뒤에는 정도가 더 심해졌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홍 후보는 5일 부산경남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겨냥해 “호남에 뿌리를 둔 1, 2중대에 불과하다”고 공격했다. 영남권 행사라 하더라도 우리 정치의 고질인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라고 막말을 해댔고,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선 “춘향이인 줄 알고 뽑았더니 향단이였다. 탄핵당해도 싸다”고 힐난했다. 급기야 지난 4일 종편 뉴스에 출연해서는 진행자에게 “작가가 써준 거 읽지 마라. (내 답변은) 인터넷에서 찾아보라”고 삿대질을 하며 반말을 해 구설에 올랐다. 라디오 방송에 나가서는 사회자가 맘에 들지 않는 질문을 하자 “한대 쥐어박고 싶다”고도 했다. 더욱이 입에는 우파, 좌파, 얼치기 좌파라는 단어를 달고 다닌다.
정치권에서는 홍 후보가 노이즈 마케팅을 하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자꾸 시끄럽게 해 자신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고 보수층을 결집시켜 대선 구도를 보수와 진보의 1대 1로 만들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에 대해 홍 후보는 ‘서민의 언어’로 팩트(사실)만 얘기하고 있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이 말이 맞는다면 홍 후보의 지지율이 여전히 10% 안팎에 머물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박 전 대통령 탄핵과 파면으로 인해 한국당으로의 정권 재창출이 어려워졌다고 하더라도 홍 후보는 대통령 후보다운 품격마저 잃어서는 안 된다. 여전히 한국당은 원내 제2당이자 이 땅의 보수 본류를 자처하는 정당이 아닌가. 그 당의 대선 후보가 저리 가볍고 거칠게 처신한다면 그나마 남아 있던 지지자들도 등을 돌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홍 후보는 집권 비전과 정책을 앞세워 선거전에 임해야 한다. 그래야 대선에서 패배하더라도 이후에 당은 물론 본인의 활로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막말로 뒤범벅된 이미지로는 더 이상 정계에서 생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설] 홍준표 후보의 노이즈 마케팅 지나치다
입력 2017-04-06 1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