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얼굴) 대세론’이 흔들리고 있다. 각 정당과 후보들의 공격이 선두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집중되는 양상이다. 가족·자질·패권주의 등 공격의 소재도 다양하고 거칠어졌다. 여기에 문 후보 지지율 상승은 더딘 반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지지율은 치솟고 있다. 문재인 대세론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보수진영은 5일 문 후보 아들 준용씨의 채용 특혜 의혹,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한 안보 불안 지적, 노무현정부 실패 공동책임론 등을 거론하며 무차별 공세를 폈다. 심재철 국회부의장은 준용씨의 고용정보원 응시원서 필적감정 결과 ‘대필’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캠프는 2010년 고용노동부 감사에서 사실관계가 모두 드러난 사안이라고 강조했지만 여진은 이어지고 있다. 국민 정서를 자극하는 부분이다 보니 캠프도 ‘조용한 대응’ 기조에서 벗어나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북한의 도발 때마다 문 후보 안보관을 비판하는 것도 고정 패턴으로 자리 잡았다. 북한이 오전 준중거리미사일을 발사하자, 바른정당은 “사드 배치 견해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한다”며 문 후보의 ‘전략적 모호성’ 기조를 공격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문 후보에게 끝장 토론을 제안했다. 문 후보와 일대일 구도를 만들기 위한 제안이다. 안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독단을 거론하며 “맨몸으로 끝장토론을 하면 사람이 가진 생각을 알 수 있다. 누가 준비된 후보인지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도 이날 민주당 내 계파갈등, 친문(친문재인) 패권주의를 비판하며 ‘통합 정부’를 내걸고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문 후보로서는 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원외세력까지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셈이다. 이들은 대세론만 허물면 해볼 만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문 후보는 일단 정면 돌파 기조를 세웠다. 하지만 지지율이 답보상태에 머물면서 추가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서울신문·YTN이 지난 4일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042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에서 문 후보(38.0%)와 안 후보(34.4%)는 오차 범위 내 접전을 기록했다. 한국당·바른정당 단일화를 전제로 한 4자 대결에선 유승민 후보가 나올 경우 안 후보(41.0%)가 문 후보(39.0%)를 누르는 결과까지 나왔다. 홍준표 후보가 나설 경우에도 문 후보(38.8%)와 안 후보(36.2%)가 박빙승부를 보였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안 후보 측은 “국민의당 경선은 민주당에 비해 화제성이 덜할 것으로 보고 물밑 행보에 집중했다. 이제 그동안 쌓았던 역량을 모두 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경선 과정에서 외부에서 유입된 지지층을 붙잡지 못하면서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이 흔들리는 것은 맞다”며 “문 후보가 어떤 식으로 재정비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강준구 최승욱 기자 eyes@kmib.co.kr
집중 표적된 문재인 대세론 흔들린다
입력 2017-04-05 17:54 수정 2017-04-05 2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