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개선됐지만… 더 불행해진 한국인

입력 2017-04-06 05:01

한국인의 행복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꼴찌에서 두 번째였다.

보건사회연구원은 5일 펴낸 OECD 국가의 복지 수준 비교연구 보고서에서 지난해 한국의 국민행복도가 33위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국민행복도는 자살률과 출산율 기대수명 여가시간 국가투명도 등을 종합해 산출했다. 꼴찌는 헝가리였다.

자살률은 현재 상황에 불만이 클 때 높아지고, 출산율은 미래가 불안할 때 낮아진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인구 10만명당 28.7명으로 가장 높다. 한국 다음으로 자살률이 높은 일본보다도 10명이나 많다.

합계출산율은 1.21명으로 가장 낮다. 합계출산율은 15∼49세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다. 인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합계출산율이 2.1명은 돼야 한다.

여가시간도 국민행복도를 측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한국의 여가시간은 하루 14.7시간으로 25위였다. 한국인은 프랑스인보다 하루 평균 1.66시간을 덜 쉰다. 공무원 및 정치인 등 공공 부문의 부패 정도를 나타내는 국가투명도는 56점으로 27위였다. 70점이 넘어야 청렴한 사회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이 높은 성적을 기록한 분야는 출생 시 기대수명(82.2세)으로 10위였다. 이를 종합한 행복도에서는 노르웨이가 1위였고 덴마크와 네덜란드가 뒤를 이었다.

일반적인 복지 지표에서는 한국이 상위권이었다. 한국의 종합적인 복지 수준은 2011년 23위에서 지난해 21위로 올랐다. 공공·민간 건강보험 가입률은 100%였다. 다만 인구 1인당 장애연금 지출액과 공공사회지출 비율은 모두 32위로 낮았다.

연구원은 “복지 수준을 측정하는 다른 지표에 비해 국민이 체감하는 복지 수준은 개선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며 “자살률과 합계출산율, 삶의 만족, 여가시간, 기대수명 등 삶의 질 개선에 복지정책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