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이 오는 12일 통합선언을 전격 발표한다. 양 기구가 통합에 성공하면 분열 6년 만에 교회연합이라는 ‘선물’을 한국교회와 사회에 선사할 전망이다.
부활절 앞두고 내놓은 한국교회 ‘선물’
이영훈 한기총 대표회장과 정서영 한교연 대표회장 등은 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비공개 모임을 갖고 기구 통합절차, 정관, 회원교단 인정여부, 직원승계 방안 등을 명시한 ‘한기총·한교연 통합 합의서’에 서명을 했다.
합의서에 따르면 양 기구는 12일 오후 1시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통합선언을 한 뒤 세부 사항 및 절차를 양쪽 통합추진위원장에게 위임키로 했다. 세부절차는 엄기호 한기총 통합추진위원장과 고시영 한교연 한국교회통합추진위원장이 전담한다.
통합 기구의 정관은 이단문제가 불거지기 전에 한기총의 건전한 회원교단들이 사용하던 7·7정관을 기본 골격으로 하기로 했다. 회원은 현재 한기총과 한교연에 가입된 교단을 그대로 인정하되 문제가 되는 교단은 재심 후 받아들이기로 했다. 양 기구의 직원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그대로 승계할 예정이다.
이 대표회장은 “한국교회는 130년 동안 숱한 분열을 겪었지만 대통합을 한 경험이 없다”면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은 올해 탄핵정국으로 나라가 매우 어지러운데 이번 기구통합이 복음주의적 교회가 하나 돼 영적 리더십을 회복하고 사회통합의 가치를 제시하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대표회장도 “한국교회의 하나 됨은 교회 전체와 사회의 시대적 요청”이라며 “한교연에서 통합과 관련돼 모든 사항을 위임받아 합의서를 작성했으며 오는 11일 임원회에 이 같은 내용을 보고하고 12일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교총 법인화 강행’ 배수진 친 교단장들
양 기구의 통합합의서 작성을 놓고 교계는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이성희(예장통합) 김선규(예장합동) 이종승(예장대신) 총회장, 전명구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은 5일 서울 서초구 한 식당에서 모임을 갖고 “양 기구의 선통합 합의를 적극 지지한다. 실질적 통합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를 이끌고 있는 이들 지도자는 특히 “양 기구 간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한교총 설립 교단들은 한기총과 한교연을 탈퇴하고 별도의 조치를 통해 하나 된 연합단체를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탈퇴 후 한교총 법인화’라는 배수진까지 치면서 통합을 촉구한 셈이다.
이종승 총회장은 “한국교회에는 동성애와 이슬람의 거센 도전, 목회자 세금납부, 종교편향 문제 등 공동 대처해야할 이슈들이 산적해 있다”면서 “두 기관의 통합은 한국교회의 건강한 지각변동을 가져올 것이다. 그 여세를 몰아 대선 후보들에게도 한국교회의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한기총-한교연, 4월 12일 기구통합 선언한다
입력 2017-04-06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