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한은 인류의 문제… 시진핑과 논의”

입력 2017-04-05 17:5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코트 오디토리엄에서 열린 기업인들과의 타운홀미팅에 참석해 입을 굳게 다문 채 질문을 듣고 있다. 트럼프는 이 자리에서 6∼7일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북한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북한은 인류의 문제(humanity problem)”라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북한 문제를 당연히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6∼7일 미·중 정상회담 개막을 이틀 앞둔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기업인들과의 타운홀미팅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만큼 북한 문제가 중요하고,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도 핵심 의제로 다루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와 관련, 백악관 고위 당국자도 “우리는 정말 중국과 북한 문제를 함께 논의하고 싶다”며 “북한 문제가 중·미 양국 관계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USA투데이가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제 시간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북한에 대응하기 위한)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올라가 있다”고 강조했다.

핵무기와 미사일방어체계 운용을 책임진 존 하이튼 미 전략사령부 사령관도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의 불확실성 때문에 밤잠을 못 잔다”면서 “그들이 뭘 쏠 때마다 무슨 목적으로 그러는지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에게 군사적 옵션도 제공하겠지만 북한 문제를 푸는 데 있어 중국 없이는 해결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5일 오전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준중거리미사일(MRBM) ‘북극성 2형’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미사일 성능 실험과 함께 미·중 정상회담을 의식해 ‘저강도 도발’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는 “미사일은 오전 6시42분쯤 발사돼 약 60㎞를 비행했다”면서 “KN-15(미국이 북극성 2형에 부여한 명칭) 계열 미사일로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고고도 189㎞에 비해 사거리가 짧아 신형 미사일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사일 발사 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지시에 따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단 세 문장으로 된 짧은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성명에서 “북한이 또 다른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미국은 그동안 북한에 충분히 말했다.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 틸러슨이 북한 미사일 발사 문제로 성명을 내기는 처음이다. 특히 극히 짧은 내용의 성명은 미국이 더 이상 말이 아닌 행동으로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