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울렛의 변신, 체험형 공간 더해 상권 넓힌다

입력 2017-04-05 19:32 수정 2017-04-05 21:17
경기도 시흥 배곧신도시에 문을 여는 신세계사이먼의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 프리오픈 행사에 참석한 쇼핑객들이 개장을 하루 앞둔 5일 이국적인 풍경의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신세계사이먼 제공

저렴한 가격만을 내세워 외곽으로 소비자를 유인했던 아울렛들이 변신하고 있다. 백화점 업계는 체험형 공간을 더한 콘셉트로 도심 인근 상권까지 아우르는 지역 친화형 아울렛을 잇따라 출점하며 ‘아울렛 대전’을 예고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신세계사이먼은 경기도 시흥 배곧신도시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 개장을 하루 앞두고 5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신세계사이먼은 전 세계 97개 프리미엄 아울렛을 운영 중인 사이먼 프라퍼티와 신세계그룹이 각 50% 지분을 소유한 합작 법인이다. 2007년 여주에 프리미엄 아울렛을 처음 선보인 데 이어 2011년 파주, 2013년 부산에 아울렛 점포를 열었다. 시흥 아울렛은 14만7000㎡ 부지면적에 4만2000㎡ 규모로 건물이 들어서 있다. 220여개 국내외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은 도심 인근에 위치한 만큼 교외와 도심 수요를 한꺼번에 잡겠다는 전략이다. 시흥 아울렛은 외곽순환, 제2·3경인, 영동, 시흥평택고속도로 등 5개 주요 고속도로를 통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동시에 반경 20㎞ 안에 700만명, 30㎞ 안에 1200만명이 살고 있어 인근 주거 수요까지 감안해 이례적으로 병원과 네일숍 등도 입점한다.

실제로 아울렛 내에는 주요 타깃 소비층인 3040세대를 겨냥한 아동관, 생활관, 가전관이 눈에 띄었다. 아동 관련 브랜드가 1층에 대거 입점했고 부모와 아이가 함께 쇼핑·놀이를 즐길 수 있는 아동 전문관 ‘리틀 포레스트’가 구성됐다. 인기 아동패션 브랜드 쇼핑과 함께 숲속길, 오두막, 통나무집 등 동화 같은 공간을 느낄 수 있다.

신세계그룹은 출점 전략에 휴식과 놀이를 접목한 쇼핑공간을 내세우고 있다. 더 이상 아울렛이 저렴한 가격으로 유행이 지난 재고 쇼핑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즐거움과 휴식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인테리어 콘셉트 역시 스페인 북동부 지역 해안가 마을 건축양식을 도입해 이국적인 외관을 선보인다.

최근 오프라인 유통점들의 위기가 고조되는 데다 불황이 깊어지면서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신규 점포를 내지 않거나 숫자를 급격히 줄이고 있다. 하지만 유일하게 아울렛 만은 출점에 적극적이다. 여러 상품을 한곳에서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데다 온 가족이 교외로 나가 여가를 즐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백화점 3사는 아울렛 출점 경쟁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하반기에 경기도 고양시 원흥지역에 이케아 고양점과 한 건물에 들어서는 원흥점을 오픈하는 등 2018년까지 5개 아울렛을 추가로 연다. 현대백화점 역시 2020년까지 매년 한 곳 이상의 아울렛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