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 김영재 첫 만남서 ‘왜 리프팅 실 안주느냐’”

입력 2017-04-05 18:54 수정 2017-04-05 21:19
박근혜 전 대통령이 김영재(57) 성형외과 원장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왜 리프팅 실을 주지 않느냐’고 채근했다는 진술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김태업) 심리로 5일 열린 정기양(58)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 재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김 원장의 진술 조서를 공개했다. 당시 김 원장은 “박 전 대통령을 처음 만났을 때 ‘(대통령) 주치의가 실을 달라고 했는데 왜 안 줬어요’라고 물어 ‘아직 허가받은 제품이 아니어서 드릴 수 없었다’고 답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은 “박 전 대통령은 이미 실 리프팅 시술을 잘 알고 있었고, 정 교수와 김 원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실 리프팅 시술을 약속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김 원장은 식약처 허가가 나오지 않아 리프팅용 실을 반출하는 것을 조심스러워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 교수는 김 원장에게 직접 실 리프팅 시술을 받아보며 대통령에 대한 시술을 준비했다”면서 “2014년 7월과 8월에 걸쳐 시술 일정을 잡아두기도 했었다”고 했다.

정 교수는 2013년 3월부터 다음해 7월까지 박 전 대통령 자문의를 맡았다. 지난해 국회 청문회 당시 “박 전 대통령에게 실 리프팅 시술을 해줬거나 계획한 사실이 없다”고 위증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 교수 측은 “당시 기억에 따른 증언이라 위증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 비선진료 혐의로 기소된 김 원장과 아내 박채윤(48·구속 기소)씨는 “무지(無知)와 욕심에서 비롯된 일을 반성한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선고 일자를 다음 달 18일로 예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검 기소 사건 중 첫 선고가 될 전망이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