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고훈정 “올 상반기 유난히 바빠요”

입력 2017-04-07 00:00
고훈정은 5일 “지금 반짝하는 인기가 아니라 오래오래 무대에 서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곽경근 선임기자

지난 1월말 막을 내린 JTBC의 ‘팬텀싱어’는 뮤지컬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고훈정 고은성 윤소호 정휘 백형훈 등 당시 출연했던 뮤지컬 배우들의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이들이 출연하는 작품마다 관객이 몰린 것이다.

‘팬텀싱어’의 우승팀 ‘포르테 디 콰트로’의 리더인 뮤지컬 배우 고훈정(34)은 올봄 대학로에서 가장 바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더 데빌’ ‘비스티’ 등 세 작품에 동시에 출연했기 때문이다.

5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겹치기 출연을 선호하는 것은 아닌데 올 상반기 유난히 몰리게 됐다. ‘어쩌면 해피엔딩’과 ‘비스티’가 일찌감치 결정됐던 상황에서 ‘더 데빌’은 내게 큰 영향을 미친 이지나 선생님 연출작이라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팬텀싱어 덕분에 대중적으로 알려졌지만 그는 뮤지컬 팬들 사이에선 진작부터 스타로 통했다. 경희대 성악과 4학년이던 2009년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코러스로 데뷔한 뒤 ‘사춘기’ ‘팬레터’ ‘사의 찬미’ 등 대학로 소극장 뮤지컬에서 주역으로 활약해 왔다.

그는 “노래를 좋아하지만 오페라 가수는 내 길이 아니라고 생각할 무렵 선배의 권유로 뮤지컬 오디션을 보게 됐다. 이후 뮤지컬계에서 좋은 선배들을 만나 많이 배우면서 배우의 길을 가게 됐다”면서 “이지나 선생님은 나를 처음 대극장 무대에 세운 분이다. 2013년 ‘아리랑-경성 26년’을 시작으로 ‘잃어버린 얼굴 1895’(2015)에 이어 ‘록키 호러 쇼’(5월 26일 개막)까지 세 작품을 모두 이 선생님과 함께한다”고 말했다.

그가 지금까지 출연한 뮤지컬은 데뷔작을 빼면 모두 창작이다. 팬텀싱어 예선에서도 창작뮤지컬 ‘사의 찬미’ 넘버인 ‘저 바다에 쓴다’를 불러 주목받았다. 그는 “라이선스와 창작을 구분하지는 않지만 창작뮤지컬은 배우와 스태프가 처음부터 하나하나 만들어가기 때문에 더 재밌고 의미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그가 속한 포르테 디 콰트로는 오는 15일부터 팬텀싱어의 파이널 경쟁자인 인기현상, 흉스프레소와 함께 서울 등 4개 도시를 도는 ‘팬텀싱어 콘서트’에 참가한다. 또 포르테 디 콰트로 단독으로 5월 7일부터 투어 콘서트를 진행한다. 그는 “중창단은 고등학교 때부터 했던 것이라 친숙하다. 포르테 디 콰트로를 통해 중창의 매력을 많이 알리고 싶다”고 피력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사진=곽경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