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류 없이 끝장토론하자”… 문재인에 도전장

입력 2017-04-05 17:31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5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7 서울모터쇼에서 현대차의 아이오닉 자율주행차를 시승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의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에 5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명의의 헌화가 놓여 있다. 문 후보는 전날, 안 후보는 5일 이곳을 찾았다. 최종학 선임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끝장 토론을 제안했다. 양자(兩者) 토론이든, 다자(多者) 토론이든 형식에도 구애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적폐청산의 최대 과제로 정경유착을 꼽았고, 권력기관 개혁을 통해 이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뽑게 된 폐해를 깨닫고 있다. 전문가가 만들어준 정책을 외우고 읽다보니 미처 검증이 안 됐던 것”이라며 “문 후보께 끝장 토론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이후엔 자기 생각이 아니다보니 (토론 내용을) 다 잊어버리고 자기 가치관대로 국정을 운영해 왔다”면서 “미국처럼 준비된 서류 없이 맨몸으로 자유롭게 끝장 토론을 해야 사람이 가진 생각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토론 형식에 대해선 “양자 토론도, 다자 토론도 필요하다”며 “가능하면 토론 요청이 들어오는 모든 곳에서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협치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문 후보에게 각을 세웠다. 안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은 의석수 150석이 넘는 집권여당 후보였지만 당선 후 협치는커녕 정국운영이 악화됐다”며 “이번에는 국민의당과 민주당 누가 집권하든 여소야대다. (문 후보가) 다른 정당뿐 아니라 같은 정당 내에서도 다른 계파를 적으로 돌리는 상황에서 협치가 가능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비문(비문재인) 의원 사이 갈등을 지적한 것이다.

안 후보는 본선에서 문 후보 및 보수진영 후보와의 다자 대결에서도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지난 총선 성과를 거론하며 “역사의 흐름과 국민의 집단지성은 정말 무섭다”고 했다. 이어 “이번엔 결국 다자구도로 가지만, 양강(兩强) 대결로 흐를 거다. 결국 국민은 국정 안정을 위해 한 사람에게 과반 지지를 몰아주는 집단지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면서 “안철수와 문재인 중 누구에 의한 정권교체가 나은가 결정하게 될 것이다. 결국 남은 건 인물과 정책”이라고 부연했다.

적폐청산에 대해서는 “다음 정부는 사회개혁과 4차 산업혁명 대비라는 두 가지 과제를 갖고 있다”며 “사회 분야는 총체적 개혁이 필요하지만 한 가지를 꼽으라면 정경유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政)을 개혁하는 데는 검찰개혁이, 경(經)을 개혁하기 위해선 공정거래위원회 개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침에 수락산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출근했다. 22살 젊은이를 만나 책을 선물받았다”며 “상속받은 사람이 아니라 자수성가한 사람이 성공한 나라, 청년이 꿈꾸는 나라를 꼭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과거와 달리 기자간담회 내내 여유가 넘쳤다. 기자들에게 “그동안 저 때문에 회사에서도 구박 많이 받았을 거다. 그런데 이제는 데스크(언론사 담당 부장) 앞에서 목에 힘줄 때가 돌아왔다”며 “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극적인 지지율 상승을 바탕으로 광폭 행보에 나설 것을 암시하는 발언이다.

글=강준구 백상진 기자 eyes@kmib.co.kr, 사진= 최종학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