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북부 이들리브주 칸셰이칸에서 4일 오전(현지시간) 화학무기 공격으로 추정되는 공습이 이뤄져 민간인 최소 58명이 숨지고 30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로이터통신과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 11명도 포함됐다. 일부 외신은 사망자가 최소 67명이라고 했고, 반군은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국제사회는 이번 공습을 시리아 6년 내전에서 가장 비인도적인 공격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국제인권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전투기 공습 뒤 독성가스가 퍼지면서 민간인 수백명이 거품을 물고 기절하는 등 고통을 호소해 병원이 부상자로 들끓었다고 밝혔다. 구조활동이 본격화되면 사상자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공격은 시리아 정부군 또는 이들을 지원하는 러시아군 소행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유엔과 국제화학무기감시단인 화학무기금지기구(OPCW)는 이번 공격 발생 전부터 시리아 정부군의 유독 가스 공격을 문제 삼아 왔다. 시리아 정부는 2013년 다마스쿠스 외곽 쿠다 지역에서 사린가스를 사용한 일이 드러나 국제적 비난에 휩싸인 적이 있다.
시리아 정부군은 화학무기 사용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정부군 관계자는 “과거에도 화학무기를 사용하지 않았고, 이번 공격에도 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도 “러시아는 이들리브주에 공습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전 세계는 한목소리로 시리아에서 발생한 화학무기 공격을 규탄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프랑스는 유엔안보리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이번 공격을 “야만적인 행위”로 규정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터키 외무부도 화학무기를 사용한 공격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진행 중인 시리아 평화협상이 무산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
시리아 최악 화학 공격 어린이 등 350여명 사상
입력 2017-04-05 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