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여자축구 선수들이 김일성경기장에서 처음으로 땀을 흘렸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4일(한국시간)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2018 요르단 여자아시안컵 예선 B조 경기에 대비해 첫 훈련을 벌였다. 대표팀은 워밍업부터 미니게임까지 두 시간 가까이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선수들은 빅매치가 다가오면서 긴장이 고조될 법도 했지만 오히려 유쾌했다. 경기 전 모여 웃고 떠드는 등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 김일성경기장 인조잔디를 밟았다. 워밍업 도중 재미있는 내기도 나왔다. 냉면이 유명한 평양에 온 것을 기념해 선수들은 “이 게임은 냉면 내기다”라는 벌칙까지 정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즐겁게 뛰놀며 운명의 남북전을 준비했다.
윤덕여호는 5일 인도와의 1차전을 시작으로 B조 예선을 진행한다. 7일 오후 3시30분 북한과의 2차전은 사실상 결승전이 될 전망이다. 남북은 B조 1위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공격수 정설빈(인천현대제철)은 “항상 북한과 경기할 때는 자신감이 있었다. 이번에도 자신감을 가지고 임하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정설빈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4강전과 지난해 리우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서 북한을 상대로 골을 터트리며 강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장 잔디 상태는 양호했다. 김일성경기장은 관중석과 구장 사이에 있는 트랙이 좁아 아담한 분위기를 전해줬다.
북한은 3일 B조 최약체인 인도와의 예선 1차전에서 8대 0으로 이겼다. 하지만 잦은 패스 실수로 더 많은 득점을 챙기지 못했다. 북한의 김광민 감독은 경기 중 벤치에서 일어나 선수들에게 크게 소리치며 답답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북한 축구가 평양에서 국제대회를 처음으로 치르는 만큼 홈팬들의 응원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은 자국 팬들이 관중석을 메운 환경에서 경기를 치른 경험이 부족하다. 인도전에선 1만5000여명이 김일성경기장을 찾았다. 남북 대결 당일에는 5만명을 수용하는 김일성경기장이 모두 찰 것으로 예상된다. 평양=공동취재단
태극 女전사, 김일성경기장서 사상 첫 구슬땀
입력 2017-04-04 21:32 수정 2017-04-05 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