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첫 ‘옥중 조사’… 檢, 우병우 6일 소환

입력 2017-04-04 17:39 수정 2017-04-04 21:23

구치소에 갇힌 박근혜(얼굴) 전 대통령이 4일 검찰의 첫 방문조사를 받았다. 전직 대통령 옥중(獄中) 조사는 5공 비리로 구속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이후 21년 만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오전 10시부터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내부에서 박 전 대통령을 대면조사했다. 서울중앙지검 한웅재 형사8부장이 신문을 맡았다. 그는 지난달 21일 박 전 대통령을 11시간 동안 조사하고 이후 구속영장을 청구한 사건 주임검사다. 두 사람은 14일 만에 구치소 내 조사실에서 마주앉았다. 박 전 대통령은 1차 조사 때와 달리 수인번호 503번이 달린 연두색 수의를 입었다.

서울구치소는 검찰 출장조사를 위해 여성 수용자 사동 안에 책상과 의자, 조사에 필요한 집기 등을 갖춘 임시 조사실을 마련했다. 국정농단 수사 초기부터 박 전 대통령을 변호해 온 유영하 변호사가 이날도 박 전 대통령과 나란히 앉아 답변을 조력했다.

조사는 공모관계로 구성된 13개 범죄 혐의에서 박 전 대통령이 한 구체적 역할을 묻는 식으로 진행됐다. 최순실씨에게 어떤 부탁을 받았으며,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등 청와대 참모진에게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등이 주로 다뤄졌다. 다만 구속 후 첫 조사인 점 등을 감안해 강한 추궁보다는 검찰이 파악한 전반적인 사실관계를 제시하고, 법리적 판단을 설명하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독방 수감생활 중인 박 전 대통령의 심리상태까지 고려한 수사 전략으로도 읽힌다.

박 전 대통령은 구속 전과 마찬가지로 혐의 모두를 완강히 부인했다고 한다.

검찰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6일 오전 10시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보했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직무유기 등 10여개 혐의가 달린 피의자 신분이다. 그는 앞서 가족기업 ㈜정강의 자금 횡령 등 개인비리 의혹으로 지난해 11월 검찰 특별수사팀의 조사를 받을 당시 ‘황제 소환’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포토라인에 서서 질문하는 기자를 노려보고, 조사실의 검사 앞에서 팔짱을 낀 채 웃는 장면이 언론에 포착돼 공분을 샀었다. 이후 5개월 만의 검찰청사 출석이다.

검찰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으로부터 사건을 다시 넘겨받은 뒤 약 한 달 동안 50명 가까운 관련자 조사를 벌이며 기반을 다졌다. 우 전 수석 구속영장 청구가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