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를 잡아라”… 대구 서문시장 ‘보수 상징’ 상한가

입력 2017-04-04 18:35 수정 2017-04-04 21:39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4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 안 분식집에서 시민과 주먹을 부딪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뉴시스

대선을 앞두고 보수 진영에서 대구 서문시장의 인기가 상한가를 치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는 4일 서문시장을 방문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가 다녀간 다음 날이다. 지난달 18일 이곳에서 대선 출마선언을 한 지 17일 만의 재방문이기도 하다.

한국당 대선 경선에 나섰던 김관용 경북지사와 김진태 의원도 지난달 14일과 20일 각각 이곳을 찾았다. 한 달도 안 되는 기간에 보수 진영 대선 주자 4명이 찾은 것이다. 일종의 ‘통과의례’가 됐다는 시각도 있다.

보수 정치인들이 서문시장의 단골손님이 된 이유는 이곳이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의 중심이라는 상징성 때문이다. 대구의 대표적 전통시장이자 조선시대 3대 장터 중 한 곳인 서문시장은 지금도 5500여개 점포가 입점한 큰 시장이다. 지리상으로도 대구 시내 정중앙에 있어 유동인구가 많다. 상인이나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대부분 50, 60대 이상 장년층이라는 점도 보수 정치인들의 발길을 끄는 요소다.

홍 후보는 서문시장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도, 이명박 전 대통령도,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도 대구 사람이 아니다. 홍준표만 유일하게 여기 출신”이라며 자신이 ‘TK 적자(嫡子)’임을 강조했다. 그는 대구의 다른 전통시장인 칠성시장도 들렀다.

지역 선대위 발대식도 TK에서 가장 먼저 열었다. 홍 후보는 TK 지역 지지자 3000여명이 모인 발대식에 참석해 유승민 후보가 전날 서문시장에서 ‘TK 적자’를 자처한 것을 언급하며 “그럼 나는 서자(庶子)냐”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TK가 다시 뭉쳐 5월 9일 홍준표정부를 만드는 것이 박 전 대통령을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식지 않은 지역 정서를 겨냥한 것이다.

친박 핵심인 최경환 조원진 의원도 TK 선대위 발대식에 참석해 힘을 실어줬다. 최 의원은 “보수적자 후보인 홍 후보의 당선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고 왔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자리에선 박정희 전 대통령을 “우리 민족의 5000년 가난을 해소하신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홍 후보는 경북 상주에 들러 상주·군위·의성·청송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김재원 한국당 후보를 격려했다. 한편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노무현정부 시절 유행했던 사행성 게임 바다이야기,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사면, 아들 준용씨 채용 특혜 등을 문 후보 관련 3대 의혹이라고 주장했다.

대구=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