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생명중심의 신학, 녹색영성으로 신앙공동체를 건강하게 하고 세상을 푸르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창조세계를 보존하기 위한 신학교와 교회의 녹색영성은 더불어 살아가는 이 땅을 더욱 건강하게 만드는 모범사례로 꼽힌다.
태양광 전기를 판매하는 신학교
경기도 이천시 대월면 성서침례대학원대학교 뒷산 9505㎡(2875평)에는 가로 2m, 세로 1m 크기의 태양광 패널 3278장이 설치돼 있다. 여기서 나오는 발전량은 시간당 999㎾로 32W 형광등 3만1218개를 켤 수 있다. 1가구가 3㎾를 쓴다고 가정했을 때 330여 가구가 쓸 수 있는 용량이다. 학교가 설치한 태양광 발전기에서 나오는 전력은 소나무 664그루를 심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갖고 있다.
김학수 이사장은 “학교 이사회에서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인데 친환경 에너지를 통해 학교수익을 창출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2015년 17억원을 투입해 발전시설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학교는 여기서 나온 전기를 한국전력거래소에 판매하고 한국전력의 자회사와 민간 발전사업자 등에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라는 태양광 현물도 판매한다. 1개월 평균 1500만원의 수익이 발생한다. 김택수 총장은 “학교가 하나님이 창조하신 생태환경을 보존하면서 태양을 활용해 공해를 배출하지 않고 주님 나라의 유익을 위해 가치 있는 수익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귀띔했다.
태양광 패널의 방향은 남서향이다. 봄철 미세먼지가 많거나 겨울철 스모그가 발생하면 효율이 떨어진다. 매년 4∼5월, 10∼11월 가장 높은 발전효율이 나온다. 박상복 사무처장은 “전국의 기도원과 신학교에도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교단 목회자들이 태양광이 잘될 수 있도록 ‘낮에는 빛을 주시고 밤에는 비를 달라’고 간구하고 있다”고 웃었다. 학교는 생태보존 차원에서 태양광 발전설비 주변에 500그루의 소나무도 심었다.
창조세계 보존을 위한 교회의 녹색영성
서울 관악구 행운2길 광동교회(방영철 목사) 마당은 도심의 작은 숲이다. 2000년부터 교회는 230㎡(70평) 면적의 마당에 흙을 깔고 작은 연못과 정원을 만들었다. 방영철 목사는 “보기에도 좋지만 연못은 도시에 사는 고양이나 비둘기들에게 오아시스처럼 마실 물도 제공한다”고 말했다. 교회는 태양광 발전으로 매일 36㎾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 청파로 청파감리교회(김기석 목사)의 슬로건은 ‘평화세상을 여는 녹색교회’다. 교회는 2008년 태양광 집광판을 설치했으며 한전 자회사에 전기를 판매하고 있다. 수익금 전액은 에너지 빈곤층에 전달된다. 생명밥상 빈 그릇 운동과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몽골에서 진행하는 은총의 숲 가꾸기 사업에도 동참한다. 교인들은 ‘녹색꿈헌금’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올해 몽골에 500만원을 헌금했다. 김기석 목사는 “녹색꿈헌금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며 살고 있는 교인들이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참여하는 헌금으로 전액 은총의 숲을 가꾸는 데 사용된다”면서 “태양광 발전이나 빈 그릇 운동, 몽골 숲 가꾸기 등은 모두 창조세계 속에서 생태학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녹색영성을 강조하는 경기도 하남시 덕풍북로 하남영락교회(한규영 목사)도 몽골 숲 가꾸기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오는 8월에는 교회학교 학생들과 몽골을 직접 방문할 예정이다. 한규영 목사는 “교회가 환경을 보존하는 일은 하나님과 더욱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이라며 “창조세계 안에서 모두가 더불어 건강하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것, 바로 이것이 교회의 지향점”이라고 밝혔다.
이천=백상현, 장창일 기자 100sh@kmib.co.kr, 사진=김보연 인턴기자
세상을 푸르게 교회를 건강하게… 식목일 맞은 한국교회의 ‘녹색영성’
입력 2017-04-05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