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줄이고 투자도 줄이고

입력 2017-04-05 00:03
국내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주요 대기업들의 투자·고용 지표가 모두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의 266개 계열사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유·무형자산 투자액은 60조690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13조3991억원(18.1%) 감소한 수치다. 무형자산 투자액은 소폭 늘었지만 투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형자산 투자액이 13조8456억원 줄었다.

투자 감소폭이 가장 큰 그룹은 현대자동차그룹이었다. 지난해 현대자동차그룹의 투자액은 8조4131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9조6352억원 줄었다. 이는 10조원에 달하는 강남 한전부지 매입비용 처리가 2015년 마무리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그룹과 SK그룹 역시 1조원 이상 투자를 줄였다.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투자를 늘린 곳은 LG그룹이다. LG그룹은 지난해 전년 대비 14.2% 증가한 7조9587억원을 투자에 쏟아부었다. 특히 LG디스플레이가 1조524억원을 투자해 1조원 이상 투자를 늘린 유일한 기업으로 기록됐다. 롯데그룹과 S-OIL이 각각 4000억원 이상, 포스코도 1000억원 이상 투자를 늘렸다.

불황 속에서 각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인력도 감축됐다. 30대 그룹 253개 계열사의 고용규모는 93만124명으로 전년 대비 1만9903명 감소했다. 삼성그룹이 1만3006명을 줄여 감소폭이 가장 컸다.

반면 1199명의 인력을 보강한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유일하게 1000명 이상 고용을 늘린 기업이 됐다. 롯데·CJ·현대백화점 등 유통 그룹과 효성·LG·한화 등도 고용을 확대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