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불참을 공식 선언했다. NHL 스타들이 불참할 경우 평창동계올림픽은 흥행에 막대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NHL 사무국은 3일(현지시간) “NHL 선수노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과의 협상에서 의미 있는 대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압도적 다수 구단들이 올림픽 참가 때문에 2017-2018 리그 일정이 파행으로 흐르는 것에 강력히 반대했다”고 불참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또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문제는 공식적으로 종결됐다”고 밝혀 더 이상 논의가 없을 것임을 못박았다.
NHL은 1998 나가노동계올림픽부터 5회 연속 동계올림픽에 참가했다. 하지만 NHL 구단주들은 동계올림픽 때문에 4년마다 리그를 3주간 휴업하는 것에 큰 불만을 표시해 왔다. 지난달 30일 IIHF가 NHL 선수들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비용(약 224억원)을 전액 부담하겠다고 발표했지만 NHL 사무국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NHL 선수노조는 “NHL 사무국의 근시안적인 결정에 단호하게 반대한다. 국가를 대표해 올림픽에 나서길 원하는 선수들은 이를 가볍게 여기지 않고 있다. 이것은 NHL 사무국의 결정일 뿐이다”는 성명을 냈다.
NHL 스타들의 비난도 빗발치고 있다. 몬트리올 캐네디언스의 스타 골리 캐리 프라이스(캐나다)는 “매우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뉴욕 레인전스의 골리 헨릭 룬드크비스트(스웨덴)는 트위터를 통해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경기를 할 기회를 잃어 버렸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특별한 모험에 나설 수 없다는 사실이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정규리그 득점왕 6회와 MVP 3회 수상 경력의 알렉스 오베츠킨(러시아)은 리그의 결정과 관계없이 올림픽에 가겠다고 말했다.
NHL 사무국은 오베츠킨처럼 선수들이 개별적으로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할 경우 구단이 이를 허용할지에 대해서는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이에 대한 입장은 추후 발표될 전망이다.
아이스하키는 동계올림픽 최고 인기종목이다. 동계올림픽 종목 중 유일하게 개막일부터 폐막일까지 경기를 펼친다. 수익면에서도 아이스하키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에 따르면 2014년 소치대회 때 아이스하키 티켓 판매 수익이 전체 입장 수익의 절반에 달했다. 앞서 2006년 토리노대회와 2010년 밴쿠버대회에선 각각 38%와 46%를 차지했다. 만약 NHL선수들이 실제 불참할 경우 아이스하키의 인기가 높은 북미 및 유럽 관중들의 평창올림픽 외면이 가시화될 수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도 당황하는 눈치다. 최순실 국정농단 여파로 붐이 일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NHL 선수들까지 참가하지 않을 경우 흥행 참패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아직 NHL 사무국으로부터 공식 연락받은 것이 없다. 불참은 확정되지 않은 사안이다”며 “다양한 채널을 통해 NHL 선수들의 참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NHL ‘평창 보이콧’… 흥행에 찬물 끼얹다
입력 2017-04-04 18: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