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5·18, 폭동이란 말로밖에 표현 못해”

입력 2017-04-03 21:57
전두환 전 대통령이 3일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폭동’이란 말 이외에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고 주장했다. 5·18을 ‘민주화운동’으로 규정한 데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해 논란이 예상된다.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출간한 ‘전두환 회고록’에서 시종일관 5·18을 ‘폭동’ ‘광주사태’나 ‘5·18사태’로 표현했다. 그는 5·18을 3·1운동과 비교하며 “빼앗은 장갑차를 끌고 와 국군을 죽이고 무기고에서 탈취한 총으로 국군을 사살한 행동을 3·1운동과 같은 ‘운동’이라고 부를 순 없다”고 주장했다.

또 5·16쿠데타를 언급하며 “‘5·16을 쿠데타로 보느냐, 혁명으로 보느냐’ 하는 문제가 부질없는 것처럼 광주사태가 폭동이었느냐 아니냐 하는 논란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쿠데타 용어 사용에 부정·긍정의 구분을 하지 않듯이 폭동도 부정·긍정의 의미를 따질 필요 없이 폭동은 폭동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전 전 대통령은 5·18 발생 배경에 대해서도 호남 사람들의 집권에 대한 기대 탓으로 돌렸다. 그는 “(1979년) 10·26으로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하자 호남인들은 김대중씨의 집권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겠지만 (80년) 5·17 비상계엄 조치로 김씨가 체포되자 호남인들의 좌절과 분노가 깊었을 것”이라고 했다.

전 전 대통령은 “내란으로 판정됐던 광주사태가 어느 순간 ‘민주화운동’으로 자리매김하더니 민주화운동이라는 인식에 어긋나는 어떠한 이의도 용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재조사와 재평가를 요구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