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 마시고, 바닷물에 발 담그고, 모래사장도 거닐고.”
북한 아이스하키 대표 선수들이 폐쇄적이고 억압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개방적인 모습을 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세계선수권 디비전2 그룹 A(4부리그) 대회 참가를 위해 방한한 북한 선수들이 3일 낮 강원도 강릉 경포해변을 찾아 자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북한 선수들은 이날 오전 훈련을 모두 소화하고 점심을 마친 뒤 숙소인 강릉 라카이샌드파인리조트와 인접한 경포 바닷가를 찾았다.
선수들은 삼삼오오 바닷가에 모여 양말을 벗고 모래사장을 거닐었다. 또 일부는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소리를 지르기도 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이날 강릉의 낮 기온은 22.9도로 올해 들어 가장 높아 산책하기에 제격이었다.
같은 대표팀 선수단 사이에서는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였지만 바닷가 산책로와 해변에서 일부 관광객과 마주칠 때는 말을 주고받진 않았다. 경계심을 풀지는 않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선수들은 2일 대회를 마친 뒤 한국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대답을 하지 않았다. 공식 훈련조차 언론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날 북한 선수단은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대회 개회식에 참석해 한국과 슬로베니아의 경기를 관전했다.
북한 선수들은 1피리어드만 해도 질서정연하게 경기를 지켜봤지만 휴식시간이 돌아오자 소녀와 같은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였다. 동료 선수와 웃고 떠들며 깔깔거리는 것은 기본이고 자본주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코카콜라’를 나눠 마시는 등 환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북한 선수단을 통제하는 국가정보원과 경찰의 모습이 오히려 경직돼 있어 대조적이었다. 북한 선수단은 지난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할 때도 표정이 밝았다.
강원도 관계자는 “북한 선수들이 연습시간에는 치열한 모습을 보이지만 자유시간에는 자유롭게 웃고 떠드는 모습이 보여주고 있다”며 “또래의 다른 소녀들과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다.
강릉=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바닷물에 발 담그고 콜라 마시고… 자유분방한 北 아이스하키 선수들
입력 2017-04-03 18:43 수정 2017-04-03 2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