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시진핑은 어떻게 전쟁에 빠져들까… 북핵·대만·무역 문제가 ‘불씨’

입력 2017-04-04 00:0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뉴시스

오는 6∼7일 정상회담을 갖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투키디데스 함정(Thucydides Trap)’을 피할 수 있을까. 고대 그리스 역사가 투키디데스의 이름을 딴 이 용어는 패권국과 신흥강국 간의 불가피한 충돌을 역설한다. 그레이엄 앨리슨 하버드대 벨퍼센터 소장은 지난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실은 ‘트럼프와 시진핑은 어떻게 전쟁에 빠져드는가’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미·중 전쟁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우려했다.

앨리슨 소장은 먼저 “세계 경제에서 미국의 비중은 1980년 22%에서 현재 16%로 하락한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2%에서 18%로 증가했다”며 “중국이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것에는 논쟁의 여지가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아메리카 퍼스트’를 앞세운 트럼프와 ‘중국몽(中國夢)’을 내건 시진핑이 사사건건 충돌할 수 있다며 “이번 정상회담에서 두 사람은 거울을 마주한 것 같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앨리슨 소장은 북핵, 대만, 무역 문제를 전쟁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특히 “북핵이 전쟁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미국이 이에 보복할 경우 2차 한국전쟁, 김정은 정권 붕괴, 미·중 전쟁이 잇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앨리슨 소장은 트럼프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무시하고 대만을 편들 경우 중국이 전쟁을 선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대(對)일본 무역제재가 진주만 공습과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투하로 이어진 점을 거론하며 양국 간 교역 갈등이 전쟁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앨리슨 소장은 “이번 정상회담의 결과보다 중요한 점은 두 지도자의 위험 인식 여부”라며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질지, 이를 피해갈지는 양국 지도자들에게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