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이 이르면 다음 달로 예상됐던 이랜드리테일 상장을 내년 상반기로 연기했다. 지난해 임금 체불 문제로 논란을 빚었던 이랜드파크는 이랜드리테일에서 분리키로 했다.
이랜드그룹은 3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랜드그룹 재무구조 개선 방향을 발표했다. 이규진 이랜드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랜드파크 외식사업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진정성을 갖고 노력했으나 상장 절차가 계속 지연됐다”며 “기업 가치를 재평가받기 위해 상장 목표 시점을 올해 상반기에서 내년 상반기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랜드그룹은 높은 부채 비율을 줄이기 위해 알짜 의류 브랜드 ‘티니위니’를 중국에 매각한 데 이어 이랜드리테일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었다. 뉴코아아울렛과 2001아울렛, NC백화점 등을 운영하고 있는 이랜드리테일은 애슐리와 자연별곡 등 외식사업을 담당하는 이랜드파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매출 5조원 규모의 이랜드리테일이 이랜드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꼽히는 만큼 당초 이랜드리테일 상장으로 유동성 위기를 해소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랜드리테일 자회사 이랜드파크의 임금 체불 문제가 불거져 상장에 발목이 잡혔다. 이랜드파크가 지난해 말 아르바이트생을 포함한 정직원 등 4만4000여명 직원의 임금 84억여원을 제대로 주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12월 이랜드그룹은 한국거래소에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지만 거래소가 이 사건 등을 이유로 상장예비심사 결과를 내놓지 않으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이랜드그룹은 이랜드리테일에서 이랜드파크를 떼어내고 상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랜드리테일 모회사 이랜드월드가 보유하고 있던 이랜드리테일 지분 일부를 매각해 6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 유입되는 자금으로 우선 오는 6월 만기가 돌아오는 이랜드리테일 상환전환우선주(RCPS) 3000억원을 해결하고, 남은 3000억원으로 이랜드월드는 이랜드리테일이 보유한 이랜드파크 지분을 매입하게 된다. 자회사 이랜드파크를 분리해 단독 상장할 경우 이랜드리테일 기업 가치를 크게 올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이랜드리테일 상장 내년 상반기로 연기
입력 2017-04-03 19:02